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가 진행된 29일 밤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회의실에 방송사 중계 장비가 놓여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상황실을 마련하고 지도부가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본 것과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상황실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4·29 재보궐선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사무실은 이날 밤 일찌감치 불이 꺼졌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결과를 예감한 듯 별도의 상황실도 마련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투표와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머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사실상 선거가 끝난 밤 11시20분까지도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양승조 사무총장 등 지도부 일부가 국회 사무실에 남아 개표 결과를 지켜봤지만,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큰 표차로 당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4곳 모두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일찌감치 국회를 떠났다. 이날 국회 1층에 있는 당 대변인실은 개표가 종료되기도 전에 불이 꺼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 ‘성완종 사면 논란’ 진상 규명을 주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메시지를 ‘물타기’로 규정하며 지지층을 투표소로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당에서는 저녁 8시를 넘어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투표율이 예상치를 웃돌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가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초반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앞서 나가자, 적잖이 당황해하는 표정이 이어졌다. 이어 ‘열세’로 봤던 경기 성남 중원도 예상대로 패배가 확실시되고,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구·강화을에서도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전패’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자리를 뜨는 모습들이 보였다.
한편, ‘박빙’ 승부를 예상하며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를 쫓아가던 정태호 후보의 관악구 선거사무소에선 탄식과 박수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이어졌다. 밤 9시36분 <와이티엔>(YTN)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오 후보가 41%로 31.4%를 얻은 정태호 후보보다 앞서는 걸로 나오자, 지지자들은 “어머, 이건 뭐냐” 놀라면서도 “좀더 봐야 된다”는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오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지지자들은 말을 잃고 하나둘 사무실을 떠났다.
이정애 김지훈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