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재보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옛 통합진보당 계열 무소속 후보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 이후 눈에 띄던 새정치연합의 상승세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 관악을에선 지난 20일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면서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정동영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3자 경합’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출신 조남일 후보가 23일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선거 판세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조 후보는 이날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앞 광장에서 회견을 열어 “‘야성 회복’과 ‘일당독점 타파’를 바라는 민심과 시민사회 요구를 수용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자신의 사퇴가 “제1야당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새정치연합을 타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 심판’을 주장해온 천정배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로써 4·29 보선에 출마한 옛 통합진보당 계열 무소속 후보는 경기 성남중원의 김미희 후보만 남게 됐다. 성남 중원에서는 김 후보가 줄곧 두자릿 수 지지율을 지키면서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야권 연대는 없다’면서도 김미희 후보의 사퇴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성남 중원이 옛 통합진보당 주류의 정치적 거점임을 감안하면 김 후보가 중도 사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22일 <엠비엔>이 ‘리얼미터’와 함께 재보선 지역 4곳의 유권자 500명씩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서울 관악을에서는 오신환(33.9%) 새누리당·정동영(29.8%) 무소속·정태호(28.1%) 새정치연합 후보가, 광주 서구을에서는 천정배(37.9%) 무소속 ·조영택(36.2%) 새정치연합 후보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강화을에서도 안상수(45.8%) 새누리당·신동근(41.7%) 새정치연합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다. 반면, 옛 통합진보당 출신 김미희 후보가 12.2%의 지지율을 기록한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46%의 지지율로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35.0%)와 두자릿수 격차를 유지했다. 이 조사는 유선 임의전화 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였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