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후보로…1여-다야 구도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4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 보궐선거는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 간의 한판 대결”이라며 “(국민모임 신당 후보로 출마해) 기득권 정치세력과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관악을에는 문 대표의 최측근인 정태호 후보가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출마했다.
앞서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천정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데 이어 정 전 의원이 신당(국민모임)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여야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되던 4월 보궐선거는 대결 구도가 한결 복잡해졌다.
정 전 의원과 천 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각각 통일부·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새정치연합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당대표·원내대표 등 요직을 거쳤지만, 당의 우경화를 비판하며 탈당한 뒤 진보정당과 새정치연합 이탈파, 호남 신진 세력을 묶는 야권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정동영 전북 전주덕진 출마)과 2011년(천정배 서울시장 보궐 출마) 이후 지역구를 바꿔가며 출마를 거듭해온 두 사람의 이력에 대해선 여야 양쪽에서 비판이 나온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야권 분열에 앞장서고 나선 점은 납득할 수 없는 개탄스러운 처사”라며 “정 전 장관의 출마는 어렵게 살려가고 있는 정권교체의 불씨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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