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등 여권 지지율 정체속
내달 선거 지지층 결집 노린듯
새정치 “표 얻으려 구시대 발상”
리퍼트 문병 여야 대표도 공방
김무성 “한미동맹 깨려는 시도”
문재인 “사건 정치적 악용 말라”
내달 선거 지지층 결집 노린듯
새정치 “표 얻으려 구시대 발상”
리퍼트 문병 여야 대표도 공방
김무성 “한미동맹 깨려는 시도”
문재인 “사건 정치적 악용 말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8일 여야는 ‘종북몰이론’을 두고 또 한번 충돌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종북 숙주’라고 공격하는 등 이번 사건을 정치쟁점화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 지도부는 각각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리퍼트 대사를 문병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리퍼트 대사를 만나 “이번 사건은 종북좌파들이 한-미 동맹을 깨려는 시도였지만, 오히려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더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고 박대출 대변인이 전했다. 리퍼트 대사 피습을 “종북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한 지난 6일 당·정·청 회의 기조를 반복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리퍼트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씨가 야당 집권 시절 7차례 방북한 사실과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 위촉된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새정치연합은 ‘종북몰이’ 운운하며 역색깔론을 펼칠 때가 아니라 ‘종북 숙주’에 대한 참회록을 쓸 때”라고 날을 세웠다. ‘종북 숙주론’은 통합진보당 사건 당시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을 공격하면서 지칭한 용어다. 새누리당의 이런 태도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 지지율이 정체 상태인데다, 새달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종북몰이로 표를 얻으려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맞섰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리퍼트 대사 면회 뒤 “리퍼트 대사가 오히려 의연하고 여유있는 태도로 한국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김 대표의 ‘종북세력’ 발언은 적절치 않다)”라며 “이 사건을 정치에 악용하려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한-미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새누리당의 ‘종북 숙주’ 공세에 즉각 논평을 내고 반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제1야당이 종북 숙주이면 야당과 늘 국정을 놓고 대화하고 협상하는 자신들의 정체는 무엇이냐”며 “지지율이 떨어지고 선거가 다가오자 이런 구시대적인 ‘막말 종북몰이’로 표를 얻어보려는 것은 매우 비겁한 정치행태”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이날 하루 날선 수사를 동원해 공방을 벌였지만, 정치적 확전은 여야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피습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나 미국 정부가 원만한 수습을 바라는 메시지를 내놓는데, 여야가 국내 정치적 셈법에 따라 공방을 지속할 경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퍼트 대사는 문재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이 (한-미) 양국 관계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여당과 야당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사건의 정쟁화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직후라 나오는 발언의 강도가 높지만, 이 사건을 종북몰이 국면으로 끌고가는 것은 우리에게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세영 조혜정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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