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 도보행진단과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손을 잡은 채 위로의 말을 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새정치 ‘문재인 체제’ 1주일
“잘한다 싶었는데….”
‘비노’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초선 의원은 취임 2주차를 맞는 문재인 대표의 초반 행보를 두고 “노력도 성과도 양호했지만, 우려가 말끔히 가시진 않았다”고 했다.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지지층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지만, 야당 지도자가 갖춰야 할 ‘정무 판단’ 능력과 관련해선 여전히 물음표를 지우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16일로 취임 일주일째를 맞는 문 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비노 의원들의 평가도 박하지 않다.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박지원 의원의 한 측근도 “동교동을 예방하고 5·18 묘소를 첫 지방 일정으로 잡은 것은 일단 호남의 소외감을 달래지 않으면 원활한 당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 아니겠느냐. 친노 의원들을 배제한 당직 인사 역시 무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야당 대표가 대선을 2년도 더 남겨둔 시점에 이렇듯 높은 대선주자 지지도를 기록한 전례가 있느냐”며 “박정희 묘소 참배 문제를 선제적으로 풀고 나간 것이나, 첫 기관 방문지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선택한 것도 문 대표였기에 가능했던 결단”이라고 호평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10~12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문 대표는 25%를 기록해 전주(15%)보다 10%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문 대표는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13~14% 선에 머물러 있었다.
당내갈등 치유 행보 호평
“친노 배제 당직인사도 무난”
대선주자 선호도 10%p 상승 눈길 ‘총리인준 여론조사’ 제안은
문대표쪽도 “옥에 티”
“참모진도 다양화할 필요” 하지만 지난 13일 문 대표가 돌출적으로 내놓았던 ‘총리 인준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선 성향과 계파를 막론하고 비판적 견해가 우세하다. 당직 경험이 많은 수도권 중진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보였던 정치적 미숙함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론조사 논란과 관련해선 문 대표 쪽도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여론조사 제안은) 옥에 티였다. 총리 인준 문제는 원내지도부에 일임했어야 하는데, 너무 깊이 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애초 문 대표 쪽은 경제·민생 등 정책현안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날을 세우되 정치 문제와는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는 내부 전략을 세웠지만,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되자 ‘불개입 기조’가 흔들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정치 사안과 관련한 문 대표의 대처 방식에 아쉬움을 드러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전당대회 기간 ‘호남총리’ 발언이나 지난주 ‘여론조사’ 논란에서 보듯, 유독 정치 문제와 연루되면 문 대표의 ‘선의’가 ‘패착’으로 귀결될 때가 많다. 문 대표는 의도의 선함만을 강조하는데, 당 대표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실제 문 대표는 15일 광주 5·18 묘역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뜻을 따르자는데 새누리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이 없음을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문 대표는 정무 판단이 거칠고 성급하다”며 “실수가 거듭되면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개인 지지도는 물론 당 지지율도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 대표가 참모진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원내 관계자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건 정무·전략 쪽 참모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당직이 아니라,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참모진이야말로 탕평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친노 배제 당직인사도 무난”
대선주자 선호도 10%p 상승 눈길 ‘총리인준 여론조사’ 제안은
문대표쪽도 “옥에 티”
“참모진도 다양화할 필요” 하지만 지난 13일 문 대표가 돌출적으로 내놓았던 ‘총리 인준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선 성향과 계파를 막론하고 비판적 견해가 우세하다. 당직 경험이 많은 수도권 중진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보였던 정치적 미숙함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론조사 논란과 관련해선 문 대표 쪽도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여론조사 제안은) 옥에 티였다. 총리 인준 문제는 원내지도부에 일임했어야 하는데, 너무 깊이 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애초 문 대표 쪽은 경제·민생 등 정책현안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날을 세우되 정치 문제와는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는 내부 전략을 세웠지만,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되자 ‘불개입 기조’가 흔들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정치 사안과 관련한 문 대표의 대처 방식에 아쉬움을 드러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전당대회 기간 ‘호남총리’ 발언이나 지난주 ‘여론조사’ 논란에서 보듯, 유독 정치 문제와 연루되면 문 대표의 ‘선의’가 ‘패착’으로 귀결될 때가 많다. 문 대표는 의도의 선함만을 강조하는데, 당 대표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실제 문 대표는 15일 광주 5·18 묘역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뜻을 따르자는데 새누리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이 없음을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문 대표는 정무 판단이 거칠고 성급하다”며 “실수가 거듭되면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개인 지지도는 물론 당 지지율도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 대표가 참모진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원내 관계자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건 정무·전략 쪽 참모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당직이 아니라,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참모진이야말로 탕평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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