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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선후보 지냈던 정동영, 새정치 잔칫날 탈당선언

등록 2015-01-11 20:54수정 2015-01-11 21:43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11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새로운 정당에 몸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11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새로운 정당에 몸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새정치서 정권교체 어렵다”
입지 줄어든 정 고문
정치 재기 노리며 당 떠나
새정치 전대 흥행에 타격
새 지도부 정치적 부담 클듯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진보진영 일각에서 추진하는 ‘진보적 대중정당’에 합류하기 위해 11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정 고문은 새정치연합을 향해 “진보를 지향하는 당이 아니다”라는 점을 탈당 이유로 내걸었으나, 당대표에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당을 탈당하는 데 대한 설득력이 떨어져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당이 아니다.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되어 국민의 기대와 정권 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고 탈당 사유를 밝혔다. 그는 “새정치연합과 (기존) 진보정당들을 넘어 새로운 큰길을 만들라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자, 정권 교체를 위해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야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4월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선 “그럴 일은 없다”고 했다.

정 고문이 탈당을 결행한 데는 신당 추진그룹과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 정 고문은 2012년 총선(서울 강남을)에서 낙선한 뒤 정치적 내리막을 걸어왔지만, 당내 계파 구도상 반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당 밖에서 활로를 찾아보려 해도 2009년 무소속 출마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던 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이런 정 고문에게 국민모임이 표방한 ‘진보적 대중정당’은 탈당의 ‘명분’과 정치적 재기를 위한 ‘무대’를 제공한 셈이 됐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운 정 고문의 탈당은 야권 분열 요소로만 작동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학계·문화계 인사들로 꾸려져 ‘존재감’ 자체가 크지 않았던 국민모임은 정동영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을 영입함으로써 국민적 시선을 끄는 것은 물론, 이후 다른 진보정당과의 진보정치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가 용이해졌다. 그러나 국민모임은 표방했던 ‘진보정당’의 이미지가 희석되고 ‘정동영 신당’으로 규정될 위험성을 안게 됐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호남신당’, ‘전북신당’ 등 지역정당화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전당대회가 한창인 새정치연합은 전국 순회 유세 이틀째에 터진 ‘전직 대통령 후보’의 ‘신당행’으로 전당대회 흥행 차질은 물론, 차기 지도부의 정치적 운명을 벌써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당 관계자는 “가뜩이나 전당대회가 흥행이 안 되는데, 정 고문이 ‘당의 우경화’를 비판하면서 탈당하는 바람에 김이 확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뽑힐 새 지도부도 큰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정 고문이 참여하는 신당이 4월 보궐선거가 치러질 3곳(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에 후보를 낼 경우, 어느 곳도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새정치연합 내부의 한결같은 관측이다.

일각에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따지고 보면 문 위원장이 비대위를 계파 수장들로만 꾸리면서 정 상임고문을 배제한 것이 탈당의 시발점이 된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울산시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당권 주자들은 “당에 남아 우리 당을 진보적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하는 게 맞지 않나”(문재인), “남아서 혁신하는 길에 함께했어야 한다”(이인영)며 정 고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동반 탈당 가능성이 점쳐졌던 천정배 상임고문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 고문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탈당까지 결심한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가서 좋은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도 “다만 좀 더 광범위하게 인물과 세력이 모이고 비전과 정책 노선도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더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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