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열릴 새정치 전당대회 조만간 윤곽
친노, 문재인 외 뚜렷한 대안 없어
박지원은 이미 출마 결심 굳혀
정세균, 문재인 불출마땐 수혜
김부겸 캠프 회합 출마준비 관측
친노, 문재인 외 뚜렷한 대안 없어
박지원은 이미 출마 결심 굳혀
정세균, 문재인 불출마땐 수혜
김부겸 캠프 회합 출마준비 관측
내년 2월 전당대회에 나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8 전당대회 규칙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르면 이번주 안에 비상대책위원 사퇴와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의 ‘문(재인)-박(지원)-정(세균) 3강 구도’가 지속될 것인지, 문·박·정 ‘빅3’에 맞설 또다른 ‘제4의 후보’가 등장할 것인지가 판가름 나는 셈이다.
최대 관심사인 ‘친노’(친노무현) 유력 주자인 문재인 비대위원의 출마 여부는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다. 문 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라며 “(당권 도전에) 나서라는 요구가 있고, 한편에선 (나의 출마로) 당이 다시 분열·갈등 프레임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실제 정대철 상임고문 등 ‘비노’(비노무현) 일부에선 “문 위원이 당권을 잡으면 당이 깨진다”는 논리로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친노 내부 의견은 출마 강행 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중론이다. 차기 총선 공천을 보장받기 위해 당권을 확보해야 하는 계파 소속 의원들로선 문 위원 외에 뚜렷한 당권주자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문 위원은 최근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들을 만나 ‘내가 결심이 서면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호남세에 기대를 거는 박지원 비대위원은 일찌감치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하루라도 빨리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비대위원을 사퇴)했으면 좋겠다”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박 위원은 비대위 참여 초기부터 ‘당권-대권 분리론’을 앞세워 문 위원 쪽을 압박했지만, 당내 호응이 크지 않자 ‘호남 소외론’ 확산과 ‘비노 연대’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지방 강연 등을 통해 호남(출신) 당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등 최근 행보를 보면 박 위원이 가장 적극적”이라며 “호남의 ‘비노 정서’만 자극해도 ‘안정적 2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셈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문재인 위원이 출마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게 다수의 분석이다. 여러 차례 당 대표(비대위원장 포함)를 맡아 안정적 관리능력을 검증받았지만, 다수파인 친노로부터 ‘세력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데다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져 ‘독자 출마’의 기반과 동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정 위원이 올해 안희정 지사 쪽 싱크탱크인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것을 두고, ‘문 위원 출마 대비 차원’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문(비문재인) 친노’와 제휴해 독자적 생존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3강 구도’를 흔들 ‘제4의 후보’로는 김부겸 전 의원이 꼽힌다. 김 전 의원은 지난주 대구에서 대규모 캠프 회합을 가져 출마 채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한 측근은 “지역 여론은 출마에 부정적이지만, ‘큰 꿈’을 위해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친노 쪽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빅3) 세 후보 모두에게 정치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최고 승부가 될 것”이라며 “모두 출마해 누구도 물러서기 힘든 ‘데스매치’(death match)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