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경기 안산시 경기도 미술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 유족들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회의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산/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지원 등 “10월말까지 해야”
문희상도 내심 유임 바라는 듯
강경파는 “유임 안돼” 촉각
박영선 측근쪽선 사퇴의견 우세
이르면 2일 거취 밝힐 듯
문희상도 내심 유임 바라는 듯
강경파는 “유임 안돼” 촉각
박영선 측근쪽선 사퇴의견 우세
이르면 2일 거취 밝힐 듯
“<140.141.…145.146>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세월호 특별법. 그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 이 땅에서 약자의 서러움과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이렇게도 힘든 것인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하고 6시간이 지난 1일 새벽 트위터에 올린 소회다. 글머리의 아라비아숫자는 원내대표로 재직해온 날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법 협상이 타결된 9월30일은 원내대표 재직 146일째였다. 거취 표명이 임박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박 원내대표가 당무 복귀 명분으로 삼은 것은 ‘세월호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토록 한다’는 의원단 여론이었다. 당내에선 30일 협상이 타결된 만큼 박 원내대표가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원내대표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내에선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법 처리 시점으로 여야가 합의한 10월 말까지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고, 10월 말까지 (법안 처리 등)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유임론’에 힘을 실었다. 중도파 의원들의 ‘대안 부재론’도 같은 맥락이다. 한 재선의원은 “국정감사·정기국회 국면에 원내사령탑을 교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던 강경파 의원들은 여전히 “유임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3선의원은 “당대표 신분으로 ‘탈당’까지 거론했다면 ‘금도’를 깬 것”이라며 “권위와 신뢰가 바닥난 마당에 어떻게 원내를 이끌겠느냐”고 했다.
변수는 계파 수장급들로 구성된 비대위 내부 기류다. 당내에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임을 바란다는 설이 파다하다. 문 위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박영선은 우리 당의 잔다르크”라는 말도 했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이 ‘친노’ 등 주류 쪽에 기울어진 상황이라 박 원내대표가 빠지면 문 위원장도 부담스런 게 사실”이라고 했다. 비대위에서 배제된 비주류 쪽도 ‘비노’에 ‘중도’ 성향인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남아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곧 있을 지역위원장 선출과 전당대회 룰 선정 과정에서 주류의 독주 가능성을 우려한 탓이다.
하지만 오히려 박 원내대표 측근들 사이에서 ‘사퇴’ 의견이 우세하다. 시간을 끌면 ‘정치적 미래’마저 불투명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참모그룹의 한 핵심인사는 “명예를 회복한 지금이 직을 던질 최적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르면 2일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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