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경쟁력 있지만
야권연대 불발땐 물러날것”
당 지도부에 일체 협의 일임
기동민쪽 23일 입장 밝히기로
야권연대 불발땐 물러날것”
당 지도부에 일체 협의 일임
기동민쪽 23일 입장 밝히기로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24일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연대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후보직을 내려놓고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노 후보가 협상의 최종 시한으로 통보한 24일은 7·30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일(25~26일) 전날이다. 노 후보의 이날 발언은 단일화 협상에 미온적인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압박하는 한편 ‘협상 무산 시 후보 사퇴’라는 배수진을 쳐 이후 국면에서 정치적 명분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 후보는 이날 동작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라도 물러나 단일후보로 승리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당 지도부가 새정치연합과 공식 창구를 통해 (단일화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단일화의 방식과 관련해선 “당과 당의 공식 창구를 통해 협의할 내용인 만큼 개인적 유불리를 셈하지 않고 방식 일체를 당에 위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협상 시한을 24일로 못박은 이유에 대해 “25일이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단일화 없이 사전투표를 맞게 되면) 이후엔 (단일화가 되더라도) 모든 게 끝난 상황이라고 보고,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 후보의 이날 제안으로 막혀 있던 후보 단일화 협상의 물꼬가 트인 셈이지만 협상이 순항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지만 단일화 시기에 대해선 두 당의 셈법이 다른 탓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24일까지 단일화하자는 노 후보의 제안이 ‘사전투표’라는 변수만 고려한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기동민 후보에 견줘 인지도가 앞서는 노 후보로선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단일화 경선 시기를 가급적 앞당기는 게 유리할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재선 의원은 “사전투표일(25·26일)을 넘기는 한이 있어도 동작을 단일화 시기를 가급적 늦추는 게 경선 승리에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의 ‘돌발 제안’에 새정치연합과 기동민 후보 캠프는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정의당 지도부가 아닌 노회찬 후보가 제안한 내용인 만큼 기동민 후보 캠프에서 답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기동민 캠프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23일 오전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이 문제는 당 차원에서 정리를 해줘야 할 사안”이라고 당 지도부에 공을 넘겼다. 새정치연합은 그간 정의당이 요구해온 ‘당 대 당’ 협상엔 난색을 표하면서도 “후보자 간 단일화 협상에 대해선 개입하지 않겠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둔 상태였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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