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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상대가 먼저 포기하겠지…’
새정치-정의당 ‘치킨게임’

등록 2014-07-22 21:49

야권연대 될까

정의당 2016년 총선 겨냥
당대당 협상 요구 포석
새정치는 “후보간 협상”
언제까지 할지도 신경전
7·30 재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양보 없는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는 공멸’이란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상대가 먼저 포기하길 기다리며 앞만 보고 내달리는 ‘치킨게임’ 양상이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22일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우리는 모욕감도 감수해 가며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 나머지는 새정치연합의 몫”이라고 압박했다. 그동안 야권연대를 위한 ‘당 대 당’ 협상을 요구해온 심 대표는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정의당의 노회찬밖에 없다”며 “새정치연합이 승산도 없는 게임에 박원순 시장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철저히 잘못된 전략”이라고 ‘박원순 마케팅’에 주력해온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 쪽을 겨냥했다.

새정치연합은 심 대표의 발언을 ‘동작을은 정의당에 양보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심 대표가 말하는 ‘당 대 당’ 협상은 바람직하지도, (수용이) 가능하지도 않은 제안”이라며 “현실적인 방법은 후보간 협상을 거쳐 여론조사 경선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은 각 당의 내부사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21일 야권연대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당내 분란을 무릅쓰고 기동민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한 지도부가 정의당 요구대로 양보할 경우, 당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의당으로선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새정치연합과 ‘당 대 당’ 차원의 ‘안정적 연대 테이블’을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정의당이 2016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두 당의 서로 다른 셈법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정의당에 견줘 당 지지율과 조직력이 앞서는 새정치연합은 여론조사 경선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기동민 캠프 관계자는 “당장 여론조사 경선을 하면 노회찬 후보를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협상보다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후보 인지도가 낮은 동작을의 경우, 사전투표일(25·26일)을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단일화 시기는 가급적 늦추겠다는 전략이다.

정의당 역시 투표일이 임박하면 후보별 단일화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이 후보별 단일화 협상을 제안해온다면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일화는 반드시 사전투표일 전인 24일까지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단일화가 늦어질수록 새정치연합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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