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단-사고대책위 회의
진도 해역 여객선 참사와 관련한 정부 비판을 자제해 온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 “정부 대응 문제점을 따져야 한다”는 ‘정공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사고 수습을 위한 정부 노력에 최대한 협력해야 하지만, 애도 분위기에 밀려 명백한 실정에 대한 비판마저 미뤄선 안 된다는 논리다.
새정치연합의 우원식 여객선사고대책위원장은 22일 원내대표단-사고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초기 대응과 구조활동, 위기관리, 상황 대처 및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총체적인 무능을 반복해선 안 된다.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내고, 고칠 것은 고치고,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원단과의 연석회의에서는 “인재이자 관재”라고 규정하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여기까지만 하겠다”던 것에 견주면 발언 수위가 크게 높아졌다. 국회 안전행정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찬열 의원도 “안행부가 보여준 것은 무능과 우왕좌왕뿐이었다. 사고 대처와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에 국민의 원망과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분위기는 여전히 신중론이 강하다. 자칫 대형 참사를 정쟁에 이용하려 든다는 비판을 우려해서다. 박병석 국회 부의장은 같은 자리에서 “지금은 실종자가 모두 생존해 있다는 가정 아래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생각으로, 책임과 대책 문제는 구조작업이 일단락된 뒤 물어도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정부의 무능과 총체적 부실에 억장이 무너지지만, 당분간 정부에 대한 책임추궁을 유보하고 있다”고 했다.
양쪽의 이견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이어져 한때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자칫 이날 논란이 당내 ‘강-온 갈등’으로 비칠까 조심스런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사고대책위는 이날 산하에 진상규명팀과 제도개선팀을 구성하고 김영록·유기홍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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