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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의 미래 ‘시험대’…공천-선거 패배땐 ‘최악’

등록 2014-04-08 21:54수정 2014-04-21 16:22

조사결과에 맡겨진 ‘새정치 운명’

최선은 ‘무공천 관철-선거 승리’
지방선거 패배땐 책임론 불가피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공천폐지 여부를 ‘당원투표+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하기로 함에 따라 10일 발표되는 조사 결과가 6·4 지방선거의 구도는 물론,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적 미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결과가 안 대표가 바라는 대로 ‘무공천 유지’로 나온다면, 중앙당 내 갈등과 논란은 일단 잠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선거 현장의 불만과 혼란은 여전히 남는다. 지역위원장의 장악력이 탄탄하지 않은 곳은 무소속 야권후보가 난립하는 상황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안 대표 개인으로는 ‘승부사 기질’과 ‘돌파력’을 재평가받으면서 정치인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자신의 대외 이미지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선거에서 선전할 때나 계속 유지될 수 있다. 무공천으로 선거를 치러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안 대표에게 쏠린다. 사퇴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공천으로도 선거 결과가 좋다면, 안 대표로선 최상이다. ‘불리한 약속도 지켰다’는 명분, 당내 기반 확보, 대중적 인기 등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두 개의 룰’로 치르는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선전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안 대표의 바람과는 반대로 ‘무공천 철회’로 결론나면, 반대 세력에 굴복한 셈이 돼 당내 장악력 강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안 대표가 이전에 당원·국민여론과 어긋난 결정을 내려 당에 큰 혼란을 줬고, 이번에는 결과적으로 공약도 뒤엎는 모양새가 돼 정치적 이미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어찌 됐든 현장은 선거를 치를 조직적 여건은 갖추게 된다. 기초 단위에서부터 여야의 ‘1 대 1’ 구도가 마련되면, 고전하던 광역선거 추세를 반전시킬 조직 차원의 동력도 확보된다. 하지만 ‘안철수도 약속을 뒤집었지 않느냐’는 새누리당의 집중공격에선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어떤 경우에도 선거 결과가 시원찮으면 당내 여론의 표적은 애초 무공천 논란의 촉발자인 안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초선거 공천폐지 주장으로, 여야로 만들어야 할 구도를 당내 대립구도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건은 지도부가 2010년 지방선거의 ‘무상급식’처럼 유권자의 이목을 끌 쟁점들을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뚜렷한 쟁점과 구도가 없으면, 그 결과 ‘바람’이 불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선전하긴 힘들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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