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2배수 컷오프’ 변경 검토
이혜훈·정몽준 “경선 중단” 경고
이혜훈·정몽준 “경선 중단” 경고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경선 방식을 3자 대결에서 양자 대결로 갑작스레 바꾸려 하면서, ‘김황식 몰아주기’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컷오프’ 대상으로 몰린 이혜훈 최고위원은 26일 “경선 중단 가능성”을, 정몽준 의원 쪽도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초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등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경선은 ‘3배수 컷오프’를 기준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25일 돌연 “서울시장 경선은 정밀 여론조사를 통해 2배수로 압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3배수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해보니,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에 견줘 이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가 나온 것이 빌미가 됐다.
그러나 친박계 지원설이 끊이지 않는 김 전 총리가 당내 비주류가 밀고 있는 정 의원과의 격차를 좀체 줄이지 못하자, ‘원조 친박’인 이 최고위원의 표를 김 전 총리에게 몰아주기 위해 2배수 컷오프를 들고나온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김 전 총리 쪽은 이날 일부 언론에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조작 우려’까지 제기하는 등 초조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2배수 컷오프 변경안을 처음 제안한 이가 친박인 홍문종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점도 이런 의심을 키우고 있다.
이 최고위원 쪽은 컷오프 방식 변경 움직임에 “명백한 불공정 경선으로 경선 중단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심’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정 의원 쪽도 이날 두 차례나 입장 자료를 내어 “경선 중단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 국면에 대한 당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정 의원 쪽은 “4년 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김충환 전 의원의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는 1%대였지만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 자칫 경선이 무산된다면 모든 책임은 당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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