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앞줄 왼쪽부터)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있다.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이야기하는 동안 박 시장은 단상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당심왜곡 해결책일까…전략공천 눈가림일까
6·4 지방선거에서 일부 광역단체의 후보 경선 방식을 ‘100% 여론조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새누리당에서 ‘게임의 룰’ 싸움이 커지고 있다. ‘당심 왜곡’의 해결책인지, ‘전략 공천’의 눈가림인지를 놓고 예비 주자들 사이의 신경전이 거세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책임당원 급증 지역을 조사하기로 했다. 공천관리위 핵심 인사는 “제주의 책임당원 증가가 워낙 예외적이어서 그 원인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주지사 후보로 ‘차출’된 원희룡 전 의원은 지난해 우근민 현 제주지사가 입당하면서 새 당원 1만7000명을 데려온 탓에, 당원 비율을 30% 반영하는 경선 규칙을 적용해서는 공정한 경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인천까지 여론조사 경선을 한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당 안팎에선 ‘전략 공천’을 여론조사로 포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인천에 ‘차출’한 것부터가 사실상 전략 공천인데, 경선 방식까지 그에게 유리하게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해놓고 수도권 광역단체장을 보란 듯이 추대해서야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인천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기존 경선룰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공천관리위 관계자는 “제주 등의 경선 방식을 여론조사로 한다는 결정은 전혀 없었다. 사실무근인 소문들이 퍼지고 있어 다음주 전체회의(11일·13일)에서 경선 방식을 조속히 확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노병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갑자기 뛰어든 대전시장 경선판은 ‘뒷심’ 논란에 따른 ‘당심 왜곡’ 시비로 어수선하다.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과 이재선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인지도 낮은 노 전 부시장이 출사표를 던지자 지역에선 강창희 국회의장과 염홍철 대전시장이 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당 관계자는 “당과 상관없이 본인들의 욕심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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