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낮으면 우선 공천 가능”
최고위, 상향식 공천제 도입안 수정
황우여 대표는 반대표 던져
“악용될까 우려되는 부분 있다”
서울 3곳 조직위원장 임명 싸고
‘당 지도부 사당화 놀음’ 비판 나와
최고위, 상향식 공천제 도입안 수정
황우여 대표는 반대표 던져
“악용될까 우려되는 부분 있다”
서울 3곳 조직위원장 임명 싸고
‘당 지도부 사당화 놀음’ 비판 나와
6·4 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잠정 결정했던 새누리당 지도부가 24일 ‘전략 공천’을 제한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뒤집은 데 대한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해 상향식 공천제 전면 도입을 공언한 지 닷새 만에 이를 사실상 변질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특위(위원장 이한구 의원)가 지난 18일 마련한 ‘상향식 공천제 도입’안에 ‘원칙적으로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는 후보나 지역에 대해서는 우선 공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애초 개정안에는 우선 공천의 요건을 ‘여성·장애인’으로만 한정했지만, ‘경쟁력이 낮은 후보’를 추가해 ‘전략 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쟁력 낮은 후보가 경선만으로 공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함진규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선거인데, 당헌·당규에 얽매여 아무것도 못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상대방 후보와 지지율 차이가 엄청난 경우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략 공천을 폐지하면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문제도 고려했다고 한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전략 공천에 대해) 아무런 여지가 없다면 당헌·당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며 “(수정안은) 기득권의 횡포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정안은 경쟁력을 명분으로 ‘계파 공천’, ‘낙하산 공천’ 등 기존 관행에 길을 열어줘, ‘상향식 공천 전면화’의 취지를 퇴색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고위에서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황우여 대표는 “운용하는 사람에 따라 악용될까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 최고위가 그동안 공석이던 서울 노원을, 구로갑, 동작갑 조직위원장에 친박근혜 성향의 인물들을 임명하면서, 당 지도부의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원을에 홍범식 성원법률세무사무소 대표, 구로갑에 김승제 국암학원 재단 이사장, 동작갑에 손영훈 ㈜미래시티아이(CTI) 대표이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상식에 맞지 않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조직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독단과 전횡을 일삼는 당 지도부의 비민주적인 행태는 사당화 놀음에 다름 아니며, 결국 박근혜 정부에 누를 끼치는 맹독이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송채경화 김남일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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