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
새누리 대전서구을 당협위원장에 ‘경쟁자’ 이재선 임명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인사청탁’으로 논란이 됐던 새누리당 대전 서구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에 이재선(58·충남 보령)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임명됐다. 철도파업 수습은 뒷전으로 물린 채 총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이를 후임 당협위원장에 앉혀 정치적 후일을 보장받으려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최 사장으로서는 얻은 것도 없이 자신의 거취 문제만 부담으로 떠안게 됐다.
새누리당은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석인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에 자유민주연합·자유선진당에서 3선을 한 이재선 전 의원을 임명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대전 서구을에 출마해, 새누리당 후보였던 최 사장을 누르고 2등을 차지했다. 두 당은 대선을 앞두고 합당했다. 최고위원회의 한 참석자는 “총선에서 서로 경쟁했기 때문에, 이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이 되더라도 지역의 새누리당 출신들을 차별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논란 속에 채워진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는 조만간 다시 공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의원은 6·4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당규는 ‘공직선거 후보자 공모신청시 당협위원장을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출마할 경우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최연혜 사장은 당협위원장 임명 뒤 해명성 자료를 통해 “후임자에 대해 전임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당의 관례라고 알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회의원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어려운 지역에서 같이 고생해 온 당직자들에 대한 배려를 부탁한 것이지 저 개인에 대한 인사청탁이 결코 아니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국회를 방문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에게 ‘후임 당협위원장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코레일 사장 사퇴를 요구받고 있지만, 자신의 행동은 정치관례나 도의에 비춰볼 때 정당하다는 항변인 셈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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