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오른쪽)가 10일 오후 경기도청을 방문해 김문수 지사와 대화를 나누며 꿈나무안심학교로 걸어가고 있다. 수원/강창광 기자
서울·인천, 민주당 현역 강세에
수도권 완패 위기감 높아져
지도부, 경기지사에 재출마 요청
김 지사는 대선도전 의지 굳건
수도권 완패 위기감 높아져
지도부, 경기지사에 재출마 요청
김 지사는 대선도전 의지 굳건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이 김문수 경기도지사 붙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가장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정몽준 의원이 3일 사실상의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새누리당은 6월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광역단체장 세 자리 모두를 야당에 넘겨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졌다.
정 의원은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우리 당 후보들을 돕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한다”고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여전히 “당 차원에서 공식 요청하면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으로선 박원순 시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해버려 이를 따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담이 생긴데다,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안엔 김황식 전 총리 등 다른 잠재후보들이 있지만, 연초 여러 여론조사에서 모두 박 시장에게 큰 표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인천도 송영길 시장(민주당)의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조사돼 승패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경기지사 후보만이라도 안전한 카드를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5일 경선 출마 선언을 하는 원유철 의원과 곧 출사표를 던질 정병국 의원 등은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원혜영, 김진표 의원에게 지거나 박빙의 경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보다 주민 선호도가 높은 남경필 의원은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2년간 원내대표를 준비해왔다. 경기지사에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여권으로서는 김문수 현 지사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2017년 대선 출마를 위해 당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운 김 지사는 불출마 의사가 매우 강하다. 그는 지난 연말 <뉴스1> 인터뷰에서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떠나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여권은 김 지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황우여 대표와 서청원 의원, 홍문종 사무총장 등 새누리당 고위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김 지사를 만나 입장 번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 지사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3일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다시 맡아서는 대선은 물건너간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99.9%”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끝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우리로서는 김 지사를 주저앉히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을 두고 설득할 것이다. 청와대까지 나서면 김 지사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맷집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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