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의 해 밝았다.
박원순·송영길 여 잠재후보 앞서
경기 김문수 빠지면 민주쪽 ‘승산’
안철수신당 당선권밖…승패 영향
박원순·송영길 여 잠재후보 앞서
경기 김문수 빠지면 민주쪽 ‘승산’
안철수신당 당선권밖…승패 영향
6·4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민주당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년을 맞아 여러 언론사가 실시한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은 기존 조사와 달리 새누리당의 잠재적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새누리당 소속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불출마할 경우 경기지사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여야의 우열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의 인사들은 수도권에서 당선권 밖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6.4 지방선거의 해가 밝았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4개월만에 전국 단위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국정기조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선거판 전체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각 정당도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는 김문수 현 지사가 자신의 뜻대로 불출마할 경우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최대 변수는 안철수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이다. 신당 후보는 수도권 등 일부 격전지에서는 여야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과 신당이 벌일 주도권 경쟁도 주목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양자대결이든 안철수 신당 후보가 나오는 3자대결이든 모두 앞섰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선 박 시장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50.2% 대 40.0%로 10%포인트, 김황식 전 총리에게 50.1% 대 35.1%로 15%포인트의 우위를 나타냈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시장은 정 의원(45.4% 대 38.6%)과 김 전 총리(48.0% 대 34.5%)에 견주어 각각 약 7%포인트, 13.5%포인트 앞섰다.
<중앙일보>가 이계안 전 의원을 안철수 신당 후보로 가정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시장은 1위를 차지했다. 박원순-정몽준-이계안 3자대결에서 박 시장은 38.4%로, 정몽준 의원(33.4%)과 이 전 의원(13.4%)을 앞섰다. 박원순-김황식-이계안 대결에서도 37.9%로 김황식(32.1%), 이계안(14.5%) 두 사람을 눌렀다.
경기지사는 현직인 김문수 지사의 출마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나타났다. <경기일보>가 한길리서치에 맡겨 실시한 조사에서 김 지사는 민주당의 김진표, 원혜영 의원과의 양자대결 때 각각 19%포인트와 24%포인트나 앞섰다. 하지만 김 지사가 빠지고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가 될 경우 두 사람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에게 오히려 각각 13%포인트와 8%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의원은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맞붙을 경우에는 각각 3.3%포인트와 2.6%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인천시장도 현역인 민주당의 송영길 시장이 다소 우세했다. <경기일보>와 <기호일보>의 공동 조사에서 송 시장은 황우여 대표(43.0% 대 39.0%)를 비롯해 박상은 의원(46.6% 대 39.6%), 윤상현 의원(41.6% 대 38.6%) 등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모두 앞섰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 후보를 상정할 때는 결과가 달라지기도 했다. <중앙일보>의 3자대결에서 송 시장은 유정복(새누리당) 안행부 장관, 안철수 신당 후보와 맞붙을 경우 33.4% 대 30.9% 대 19.5%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신당 후보와 대결할 때는 송 시장은 31.9%로 33.9%를 얻은 윤상현 후보에게 근소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의 야권 단체장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여야의 지방선거 전략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전략가는 1일 “새누리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원점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도권 3곳 중 한 곳은 이겨야 하는 만큼 김문수 경기지사의 재출마에 더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역 단체장의 재선 도전이 탄력을 더하게 된 반면, 안철수 의원 쪽은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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