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철도노조 파업 철회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3.12.30 연합뉴스
[철도파업 철회] 여-야-노조 타협안 어떻게 이뤄졌나
민주당사에 피신했던 노조간부
29일 저녁 박기춘 의원한테 초안 받고
노조위원장과 통화하며 절충 거쳐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 동의 받아
자정께 3자 만나 합의문 서명
민주당사에 피신했던 노조간부
29일 저녁 박기춘 의원한테 초안 받고
노조위원장과 통화하며 절충 거쳐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 동의 받아
자정께 3자 만나 합의문 서명
파국으로 치닫던 철도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물꼬는 정치권이 텄다. 청와대와 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지만, 여야 정치인이 장기투쟁 채비를 하던 노조와 막후 협상에 나서 마침내 타협안을 끌어냈다.
지난 27일 철도노조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 등 간부 2명이 경찰을 피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피신하면서 역설적으로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서는 단초가 마련됐다. 민주당이 먼저 움직였다.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한길 대표가 28일 나를 불러 당사에 들어온 노조간부의 신변 보호뿐 아니라 철도 파업 사태를 적극적으로 풀어달라고 주문했다”며 “그래서 29일 최 사무처장을 만나 여러 조건들을 협의했다.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요구하지 않기로 서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노총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도 파업을 풀기 위한 방안을 전화로 협의했다.
노조의 뜻을 확인한 박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 시절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에게 연락했다. 김 의원은 마침 박 의원과 같은 국토위 소속이었다.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 머물고 있던 김 의원은 협상으로 문제를 풀자는 데 즉각 동의했다. 그는 급히 상경해 국회에서 박 의원과 만나 합의문을 조율하는 한편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청와대 쪽과 협상안을 수용하도록 설득했다. 김 의원은 30일 기자들을 만나 “박 의원과는 오랜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일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며 “청와대 쪽에는 철도 파업을 방치해서는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여야 중진의원이 적극 나서자, 협상은 빠르게 진전됐다. 최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29일 저녁 7시께 박기춘 의원이 합의서 초안을 들고 왔다. 그 내용을 갖고 중간에서 (민주노총에 머물던) 김명환 위원장과 계속 통화하며 절충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초안 자체가 철도노조가 갖고 있던 (사회적 대화기구 마련 등) 생각과 비슷해서 합의안이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이 합의안을 들고 29일 밤늦게 김명환 위원장이 머물고 있던 민주노총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사실상 합의가 끝난 상태였다. 김 위원장은 국회 국토위에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노조는 파업을 중단한다는 전화 절충 합의문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한 뒤 곧바로 서명했다.
이 합의안은 30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았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도 이날 오후 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김종철 이정국 기자 phillkim@hani.co.kr
30일 여야 정치권의 합의로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기로 한 가운데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기화유스호스텔에서 묵고 있던 철도노조원 중 일부가 숙소를 떠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8일 밤 수배자를 검거한다며 철도노조원 70여명이 묵고 있던 이 유스호스텔에 진입을 시도해 논란을 빚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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