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의 5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대치 정국 타개 해법을 논의하려고 17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수시 소통 약속…지도부도 초청키로
5선 이상 여야 중진 의원들이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별위원회가 성과를 내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또 정국 경색을 막기 위해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눈 뒤 각기 당 지도부에 그 내용을 전달하는 ‘물밑 가교’ 역할도 자임했다.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여야 중진 오찬 모임엔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와 서청원·정몽준·이인제·김무성·남경필·정의화 의원과 민주당의 박병석 국회부의장, 문희상·정세균·이석현·이미경 의원(12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국정원개혁특위 위원장인 정세균 의원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도 안 됐으니,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4자 회담 합의사항만이라도 이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4자회담 합의사항의 핵심인 국정원개혁특위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도 국정원 개혁특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현 상황을 우려하면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도록 중진들이 격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중진 의원들은 앞으로도 수시로 모여 소통의 자리를 만드는 한편, 조만간 여야 지도부도 모임에 초청해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7선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상의도 하고, 기회가 있으면 간혹 뵙는 모임을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여야간 대립은 있고 소통은 너무 적은 시기에, 다선 의원들이 만나 자리를 함께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서로 격의없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출입기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번 4자회담처럼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을 언제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하는 합의문은 잘 없다. 여야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합의한 조항들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어렵게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장성택 숙청’ 등 북한발 변수로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특위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에둘러 유감을 나타낸 것이다. 김 대표는 또 4자회담 합의문에서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도입을 계속 논의하기로 한 조항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특검에 대해서는 굉장히 벽이 높고, 말만 하면 움츠러든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가진 원칙의 벽이 상당히 강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혜정 이승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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