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들 ‘지방선거 셈법’ 제각각
황우여 대표쪽·충청권 “빨리 하자”
친박 핵심 “조기 전대할 이유 없다”
황우여 대표쪽·충청권 “빨리 하자”
친박 핵심 “조기 전대할 이유 없다”
새누리당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명분 삼아 전당대회(전대) 시기를 저울질하는 물밑 논의가 시작됐다. 내년 5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를 지방선거 직전인 3~4월에 치를지, 선거 이후인 7월에 열 것인지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이전에 전대를 치르자는 조기 전대론은 황우여 대표쪽에서 나오고 있다. 하반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황 대표로서는 가급적 빨리 당 대표에서 물러남으로써 지방선거 결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까지 새누리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새 지도부가 선거를 치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며 “국회가 마무리되고 새해가 되면 국정원 문제 등 지지부진한 정국 분위기를 싹 바꾸기 위해서라도 전당대회를 조기에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완구·이인제 의원 등도 지방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충청권 대표론을 실현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친박 내부의 역학관계 때문에 주류쪽 일부에서 조기 전대를 바란다는 관측도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복귀 이후에 그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친박 내부에 있다”며 “최경환 원내대표를 미는 쪽에서 서 의원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에 전대를 조기에 치르자는 주장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 핵심들은 ‘조기 전대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7월 전대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이후에 전대를 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친박주자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는 “선거 전망이 어두운 것도 아니고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도 아닌데 왜 조기 전대를 치르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는 7월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최 원내대표가 중도 사퇴한 뒤 출마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명분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는 건의나 얘기가 아직 청와대로 전달된 게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조기 전대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무성 의원쪽도 20대 국회의원 공천권을 의식해 조기 전대보다는 지방선거 이후인 7월 전대를 선호하고 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