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후보로 출마한 박근혜 후보를 돕기 위해 그해 4월9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박근혜 대선 캠프 합류를 선언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대통령 ‘보은 공천’ 논란
김기춘-홍사덕-서청원 ‘측근’ 포진
박대통령 장악력 높이려는 포석
“서청원, 김무성 견제 카드로 택한 듯”
김기춘-홍사덕-서청원 ‘측근’ 포진
박대통령 장악력 높이려는 포석
“서청원, 김무성 견제 카드로 택한 듯”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추위)가 3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10월 재보궐선거 경기 화성갑 지역구에 공천하면서 서 전 대표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서청원 의원을 주축으로 한 ‘친박 원로 3각 편대’가 완성된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71.3살이다.
박 대통령의 포석은 일단 자신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핵심 친박들을 청-당-원외에 고루 배치해 청와대의 장악력과 통제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단 서청원 전 대표가 원내에 진입하면 자신과 껄끄러운 사이임에도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무성 의원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서 전 대표를 (당권을 노리는) 김무성 의원 견제 카드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선 “김 의원은 친이계와도 가깝고, 대선 도전 의사가 분명해 내년에 당 대표가 될 경우 자기 목소리를 내면 통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친박계 핵심으로 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보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대통령이 이들에게 부채의식이 있다고 본다. 특히 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미안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총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가 공천에서 배제한 친박계 인사들로 친박연대를 만들어 박 대통령의 ‘정치적 버팀목’ 구실을 하는 과정에서, 출마 후보자들에게 30억원의 특별당비를 받은 죄로 옥살이를 한 데 대한 일종의 ‘성의 표시’라는 것이다. 홍사덕 의장의 경우도 지난해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이던 그가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박 대통령이 이번에 정치적 복권을 시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에선 박 대통령의 이런 선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에서 손학규 전 대표가 나올 경우 서 전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지기라도 하면 당과 대통령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민주주의의 후퇴와 청와대의 통제 강화에 따른 시스템 왜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해진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1일 서 전 대표의 공천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참모진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나이가 젊은 게 능사는 아니지만 세대교체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며 “이상돈(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안대희(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김종인(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등 정치쇄신을 주도한 사람들이 배제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대로 가면 박 대통령이 과거로 회귀한다는 비판에 직면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대통령의 측근인 소수 몇 명이 해리 포터가 돼 다수를 권위적으로 끌고 가는 ‘유신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통제 시스템이 계속되면 진영 장관 사퇴 같은 파열음이 계속 나올 것이다.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왜곡되는 것도 이런 시스템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서 전 대표 공천에 대해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다. 정치 개입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무관함을 강조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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