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 설명과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해 회담장소인 사랑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3자 회담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그리고 비서실장들이 각각 배석했다.2013.9.16. 한겨레 강창광 기자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 설명과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해 회담장소인 사랑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3자 회담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그리고 비서실장들이 각각 배석했다.2013.9.16. 한겨레 강창광 기자](http://img.hani.co.kr/imgdb/resize/2013/0916/137931974547_20130916.jpg)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 설명과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해 회담장소인 사랑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3자 회담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그리고 비서실장들이 각각 배석했다.2013.9.16. 한겨레 강창광 기자
김한길, 의지 보이려 면도 안해
박대통령, 회동내내 굳은 표정
박대통령, 회동내내 굳은 표정
16일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위해 취임 뒤 처음 국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짙은 회색 롱재킷 차림이었다. 지난 5월8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입었던 옷으로, 당시 목 위로 올라간 옷깃이 위엄을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 청와대로부터 ‘드레스 코드’를 양복(슈트)으로 맞춰달라는 요청을 받고 불쾌감을 나타낸 바 있어 어떤 옷을 입을지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감색 양복에 같은 계열의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다만 노숙투쟁 중이라는 점을 알린다는 뜻에서 수염은 깎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50분께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국회의장실에 들러 강창희 의장과 티타임을 한 뒤 회담 장소인 국회 ‘사랑재’에 오후 3시 정각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한길 대표 등과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강 의장 등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 등 8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분가량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를 보고했다. 청와대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들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김한길 대표에게 “정말 건강이 괜찮으세요?”라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후 3시40분께 사랑재의 다른 방으로 옮겨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시작한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 성과 보고 때와 달리 표정이 어두워졌다. 박 대통령의 왼쪽 옆자리에 앉은 김한길 대표가 미리 준비한 국정원 개혁,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등 현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자, 메모를 하며 듣고 있던 박 대통령의 얼굴은 차츰 굳어졌다. 회담은 애초 예정보다 30분 길어진 1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회담이 끝난 뒤 웃는 얼굴로 먼저 나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는 달리 김한길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뒤늦게 나와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정답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대표는 “(황 대표는) 말씀을 많이 안 했다”고 했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은 “세 분 중에 말이 가장 적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할 말은 했다”고 전했다.
3자회담이 열린 사랑재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등 철통같은 경비가 펼쳐졌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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