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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황우여 대표의 ‘허허실실’ 생존법

등록 2013-08-09 19:56수정 2013-08-09 22:24

황우여 대표(오른쪽)
황우여 대표(오른쪽)
헛발질로 여겼던 ‘3자회담 제안’
청-민주 양보 끌어내 성사 가능성
1991년 5월 황우여(사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이혼한 아내가 전 남편을 상대로 낸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남녀 똑같이 반반으로 볼 수 있는만큼 전 남편은 재산의 절반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한 첫 판결이었다. 5년 뒤인 96년 15대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5선을 한 그는 현재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대표로 “야당의 기여 없이 여당 혼자 하는 정치는 없다”며 여야를 향해 타협과 양보의 정치를 주문해 왔다.

그는 최근 ‘5자 회담’을 고집하는 청와대와 ‘양자 회담’을 압박하는 민주당 사이에서,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3자 회담’을 꾸준히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5일 황 대표가 갑자기 3자 회담을 제안할 때만 해도 힘 없는 여당 대표의 헛발질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강경 일변도의 친박 원내대표단,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 여의도 정치를 후진적으로 평가하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청와대 사이에서, 그는 ‘허허실실 삼각무역’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3자 회담 성사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대통령과의 담판 회담을 요구하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황 대표의 3자회담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청와대가 친박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가 포함된 5자 회담을 야당에 역제안하자 정치권에선 “황우여는 허당, 실세는 역시 최경환”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그러나 5자 회담 형식에 발끈한 야당이 양자 회담을 고수하고, 새누리당 안에서도 ‘3자회담 절충론’이 힘을 얻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틈새를 본 황 대표는 8일 다시 3자 회담을 제안했고, 이번에는 청와대도 “정 그렇다면…”이라며 적절한 ‘타이밍’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황 대표의 3자 회담 제안은 야당과 청와대 모두에 도움이 된다. 야당으로서는 완전히 굴복한 것도 아니고, 청와대도 야당과 단 둘이 만나는 부담을 덜게 됐다”고 했다.

황 대표의 별명은 ‘어당팔’이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당수(정치력)가 8단이라는 것이다. 실제 황 대표는 김한길 대표이 대통령과 담판론을 제기한 직후 “야당은 여당이 대통령이 시키는대로 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야 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럴 수록 ‘당 대 당’으로 만나 왜 여당이 청와대 눈치를 보냐고 야단쳐야 한다. 그게 올바른 정치”라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 여당 대표인 나와 대화하자는 얘기를 한 것이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지금의 당청 관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내가 추진한) 국회선진화법으로 여당의 일방강행이 없어졌는데도 거리로 나가는 장외투쟁은 없어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입법을 해서라도 막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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