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황우여 “원내문제는 의제서 빼야”
심재철 “3자회담, 청와대에 요청”
청와대도 ‘수용 시점’ 고민하는 듯
심재철 “3자회담, 청와대에 요청”
청와대도 ‘수용 시점’ 고민하는 듯
청와대와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회담 형식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안에서 청와대가 제안한 5자(대통령-여·야 대표-여·야 원내대표) 회담이나 민주당이 요구하는 양자 회담이 아닌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마주앉는 3자 회담을 열어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원내 문제는 회담 의제에서 빼자는”는 전제를 달아 3자 회담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5월 김한길 대표의 취임 일성이 3자 회담 정례화였다. (그랬던 김 대표가) 왜 옛날 당 총재를 대통령이 겸하던 시대처럼 대통령과 양자 담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의 5자 회담 제안에는 ‘왜 원내 문제를 대통령한테 가져오느냐. 그럼 원내대표도 회담에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포함돼 있다”며, 3자 회담의 전제로 원내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원내 현안’과 ‘국정 현안’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점에 비춰, 황 대표의 발언은 3자 회담을 통해 정국의 해법을 찾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3자 회동을 통한 절충론이 제시됐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애초 3자 회담을 제안했을 때 긍정적 신호를 보냈던 민주당이, 청와대가 5자 회담으로 확대 제의하자 이를 거부하며 정국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자 회담도 좋지만 3자 회담으로 막힌 정국을 풀어나갈 것을 청와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양자, 3자, 5자 모두 대통령을 만난다는 원칙에는 합의를 봤다. 3자 회담으로 물꼬를 트는 모습을 여당이 선도적으로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여야 원내 대표가 포함된 5자 회담을 고집하지 말고, 3자회담으로 절충하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청와대도 황우여 대표와 여당 최고위원들의 거듭된 3자 회담 제의에 크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회담 형식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이 충돌하는 듯한 모양새가 지속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 분위기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향후 정국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민주당보다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과 황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청와대는 3자 회담을 수용할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안팎에선 최소한 이번 주말은 넘기면서 ‘냉각기’를 보낸 뒤 결국 3자 회담을 수용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남일 석진환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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