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의혹이 사실이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 정부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을 지적하는 야당의 논평이 아니다. 전날 “좌파가 낙마시키려는 후보를 물러나게 할 수 없다”며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등 의혹이 제기된 이들의 사퇴에 강하게 반대했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년 전 한 말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첫 내각·청와대 인선에서 부동산 투기, 표절, 이중국적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던 2008년 2월24일, “10년 만에 보수세력이 집권해서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우리 먼저 철저한 도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하지만, 의혹이 사실이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정책위의장이던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인수위’의 대운하 등 정책 추진과 인선 난맥상에 대해 쓴소리의 첨병 구실을 했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할 무렵 첫 장관 후보자 3명이 낙마하자, 그는 “이번에 청와대가 좋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청와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런 탓인지 이 원내대표는 당시 18대 총선을 앞둔 1차 공천심사에서 지도부에서 유일하게 단독 공천을 못 받고 2배수 여론조사를 거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5년 뒤 이 원내대표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이 원내대표는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에 대해 “발목잡기”라며 맞서고 있다. 또 28일 여야 지도부 예방차 국회에 온 정홍원 총리를 만나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인사청문회법을 이번에는 고쳐야겠다”고 말했다. 제기된 의혹보다 검증 절차를 더 문제시한 셈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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