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건 아니었다” 하루 뒤
“쿠데타인지 평가, 역사에 맡겨야”
“쿠데타인지 평가, 역사에 맡겨야”
5·16 쿠데타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의 표현이 매일매일 바뀌고 있다. 박 후보 쪽은 여론의 반응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란 기본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박근혜 후보는 8일 녹화한 <청주방송>(CJB) 토론회(13일 방영 예정)에서 “(5·16에 대해) 쿠데타냐 혁명이냐 싸우는 것 자체가 정치인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성격 규정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박 후보는 ‘5·16은 쿠데타지만 필요한 선택이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있느냐’는 김태호 후보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쿠데타로 부르든 혁명으로 부르든 5·16 자체가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는 ‘5·16 그날 (일어난 일)은 쿠데타로 인정하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박 후보는 “그것도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김태호 후보는 “당시 <조선일보>도 군부쿠데타라고 호외를 냈다”며 “12·12도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느냐”고 질문을 이어갔으나, 박 후보는 “나라 전체가 공산화될 수 있는 위기가 있었다. 그때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가가 같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김문수·임태희 후보가 거듭 5·16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박 후보는 “과거에 묻혀 사시네요”라고 응수하며 웃어 넘겼다.
전날 박 후보는 5·16에 대해 ‘정상적인 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5·16에 대한 규정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박 후보는 7일 <데일리안> 토론회에서 “‘나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처럼, 그게(5·16이) 어떤 정상적인 건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쪽은 5·16에 대한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저녁 박 후보 캠프는 각 언론사들과 통화하며 밤늦게까지 ‘5·16 비정상’ 발언에 대한 반응을 살폈다. 박 후보 본인도 측근들을 통해 여론 추이를 지켜봤다고 한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지율에서 앞서기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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