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비서 대질 여부 주목
4·11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받는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이 6일 오후 4시 부산지검에 출석했다. 현 의원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현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여러 가지 혐의를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의혹을 제기한 현 의원의 전 비서 정아무개(37)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이미 소환해 둔 상태여서 대질신문 여부가 주목된다.
검찰은 현 의원을 상대로 △정씨에게 3억원이 들어 있는 은색 쇼핑백을 건넨 사실이 있는지 △쇼핑백을 조아무개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통해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현 전 의원에게 공천과 관련된 청탁을 한 적이 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의원의 금품 제공 의혹을 제보한 정씨의 진술 내용이 워낙 구체적이라, 검찰은 이 제보 내용의 진위 여부에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쪽의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려 계좌 추적과 통화 내역 조회 결과가 나오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정씨는 현 의원으로부터 받은 ‘3억원 쇼핑백’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다 5만원짜리 60묶음임을 확인하고, 사진까지 찍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은행 지점에서 고객인출용으로 보관하는 현금이 2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3억원이란 거액을 현금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러 지점을 돌며 돈을 찾아야 하기에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현 의원과 남편의 계좌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 그리고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조아무개씨의 3월15일을 전후한 통화·통신 내역만 조회해도 정씨 제보의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다. 선관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정씨는 돈을 건넨 서울역 3층 식당에서 조씨와 현 전 의원이 통화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까지 봤다고 증언했다. 현 의원과 현 전 의원, 그리고 조씨는 서로 통화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현 전 의원은 ‘배달사고’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 부분도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전달책으로 지목된 조씨가 3월15일의 행적에 대한 증언을 바꾼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조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3일에는 “3월15일 낮에는 부산 롯데호텔에 있었고, 저녁에는 온천장에서 회를 먹었다”고 말했지만, 다음날인 4일에는 “서울에 간 것은 맞지만, 강남에 갈 일이 있어 갔다”고 말을 바꿨다.
부산/이수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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