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여야 첫 사령탑을 맡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비대위원장)가 10일 처음 만났다. 19대 국회 개원협상을 위한 상견례 답게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만남은 이 원내대표가 당선 인사를 겸해 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으면서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축하한다. 저력이 대단하시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 원내대표는 “난 6표 차로 이겼는데 박 대표는 7표 차로 이겼으니 저력이 더 강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일부 당선자의 논문표절 논란을 엄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살짝 신경전으로 돌았다. 박 원내대표는 “논문표절을 한 의원들은 개원하면 윤리위에서 살벌한 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옛날 같으면 한번 상정해놓고 윤리위에서 4년을 끌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용납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는 목포 출신이지 않나. 목포가 홍어로 유명하다. 숙성시키는데는 아마 귀신일 것 같다”며 “정치도 잘 숙성시켜달라”고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제는 유권자들이 국회가 싸움 판이 아니고 일터라고 하는 인상을 받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잇자, 박 원내대표는 “그러려면 우리에게 많이 양보를 해줘야 한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주는 게 경제민주화니 이 대표가 저를 좀 살려줘서 진짜 이-박(이한구-박지원) 연대를 하자”고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특정 계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대표는 명실상부한 최대 세력의 백업을 받고 있다”며 이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핵심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지쳐 있기 때문에 옛날처럼 싸우다가는 아마 둘다 다 쫓겨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한국방송>, <문화방송>, <연합뉴스> 등의 언론사 파업에 대해 “언론사 파업은 정치파업 성격도 강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 언론사들의 파업은 불법파업이다. 불법파업은 곤란한 얘기”라며 “또 정치파업의 성격도 강하다는 인상도 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 자체는 동조를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이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언론사의 공정보도를 위한 어떤 체제 구축을 위해서 법이 개정되는 등 여러 방법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상의해 그 취지가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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