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경선서 압도적 표차로 1위 올라
2007년 권영길 대선후보 때
광고 맡으며 당 홍보물 독점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2007년 권영길 대선후보 때
광고 맡으며 당 홍보물 독점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지난 3월 실시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개표 결과 이석기 당선자가 압도적인 표차로 1위에 오르자,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이석기가 누구냐’는 말이 돌았다. 당 안팎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4·11 총선 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3월29일, 하태경 새누리당 당선자(당시 후보, 부산 해운대 기장을)가 그에 대해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이라고 말하면서 한번 더 입길에 올랐다.
비주류들은 당직자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석기 당선자가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을 ‘종파 패권주의’의 대표적인 예로 든다. 그가 ‘경기동부연합’으로 불리는 주류 정파의 숨겨진 핵심이자 실세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근거는 이석기 당선자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시엔피(CNP)전략그룹’이란 광고기획사다. 이 회사는 2007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광고를 비롯해 당·노조, 대학 총학생회의 각종 기획·홍보물 등을 거의 독점했다고 한다. 한때 민주노동당에서 시엔피의 독점 수의계약이 문제가 돼 경쟁입찰로 바꾼 일이 있었으나, 입찰 조건에 ‘운동권 참여 경력’을 제시하라는 주문을 추가해 시엔피의 경쟁력이 훌쩍 높게 평가된 적도 있다고 한다.
비주류파에선 시엔피가 이처럼 민노당과의 계약을 통해 번 돈을 경기동부연합의 조직 관리 비용으로 썼다고 보고 있다. 시엔피가 경기동부연합이 형성한 당권파 세력과 공생했던 셈이다. 시엔피가 ‘경기동부의 자회사’, 이석기 당선자가 ‘경기동부의 숨은 실세’로 불렸던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외대 82학번인 이 당선자의 비례대표 후보 홍보 영상을 보면, 그는 실제로 민혁당 사건으로 10년여의 수배 및 수감 생활을 보냈다. 이 때문에 청년 시절 모습을 담은 사진이 한 장도 없으며, 국방부 군무원이던 누나가 강제해직 당한 일화도 소개되고 있다. 2003년 석방된 뒤 <민중의 소리>, 시엔피전략그룹, 사회동향연구소 등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핵심 사업이나 재정 사업을 맡은 것이 그의 주요 이력이다. 그는 자신의 홍보물에 실은 출마의 변에서 “저는 90년대부터, 동지들과 함께 본격적인 당운동을 예비하며 당의 지역적 토대를 강화하는 한편, 각급 공직 선거에 독자 후보 전술로 도전하는 등 당운동의 초석을 다져왔다”고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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