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친박 개혁파-보수파 갈등 분석
친박 핵심인 최경환(사진)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나는 ‘최재오’가 아니다”며 공개적으로 항변하고 나섰다. ‘최재오’는, 최경환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2008년 총선 때 친박근혜계를 대거 쳐내고 친이명박계를 줄줄이 공천하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재오 의원 같은 역할을 했다고 빗댄 별명이다. 4·11 총선 공천과 그 뒤처리 과정에서 전횡을 저지른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데 대한 위기감의 표출로 보인다.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언론은 저를 최재오라고 한다. 공천권을 좌지우지했다고…. 정말 ‘카더라’ 통신이다. 거짓말이다”며 “저는 선거 2달 전부터 지역에서 살았다. 측근이 공천권을 행사할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과 폐해를 잘 안다. 절대 진실이 아니다”라고 썼다. 최 의원은 또 이날 5개의 트위터 글을 통해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중소 소프트웨어업체의 공공기업 입찰 자격을 완화한 예를 들며 “지금까지 경제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친박계 일부 의원들이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 등은 최 의원이 공천 잡음과 경제민주화 반대의 ‘주범’이라고 지목해왔다.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의 공천 및 뒤늦은 처리(탈당)의 배후에 그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최 의원은 김형태 당선자 파문 와중에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인격살인을 할 수는 없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보고가 사실과 다르게 가지 않았느냐 하는 게 제 짐작”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쓴소리(하는 사람들)도 박 위원장을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는커녕 전화통화도 어렵다”고 했다. 모두 최경환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논란을 두고 당 안에선 친박 내부의 패권 다툼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친박 개혁파’와 최경환·이한구 의원 등 ‘친박 보수파’의 노선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란 설명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2002년에도 이회창 총재 대세론이 굳어진 상황에서 계파간 다툼을 벌이다 결국 대선에서 패했다”며 “2002년 상황이 재연되는 모양새”라고 우려했다.
최 의원이 공개적인 항변에 나선 것은, 향후 당 운영과 대선 과정에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논란을 털어내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은 차기 당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기자들에게 “나는 처음부터 김형태 공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었다”고 해명했고, 이날 트위터에도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에게 전화했고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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