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앞줄 맨왼쪽)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2년7개월만에 참석해 황우여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04년 ‘탄핵역풍’ 2011년 ‘반MB풍’
“측근비리·민생파탄 분노 심각
그때와는 상황 달라 더 힘들 것”
“측근비리·민생파탄 분노 심각
그때와는 상황 달라 더 힘들 것”
2004년에 이어 7년 남짓 만에 다시 ‘구원투수’로 나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번에도 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당 안에선 7년 전의 ‘탄핵 역풍’보다 이번에 ‘반엠비풍’을 넘기가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당이 비상한 위기상황이라는 진단은 비슷하다. 한 친박 의원은 “완전히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 구원을 요청하는 것이 그때와 비슷하다”며 “박 전 대표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거절하지 않고 나선 것도 그때와 같다”고 말했다.
달라진 것은 박 전 대표가 7년 전엔 야당의 대표였지만 이번엔 여당의 얼굴이라는 점이다. 친박의 한 의원은 “당시엔 야당이라 동정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엔 힘이 있는 여당이어서 동정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당시엔 첫번째 호소였지만 이번엔 두번째 호소라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여당 대표 곁엔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릴 수밖에 없다. 여당 대표가 아무리 잘해도 임기말 대통령 주변의 비리가 터져나오면 그늘이 드리워지게 마련이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4년에는 당내 갈등도 없었고 야당으로서 외부에서 걱정해주는 세력들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권을 줬는데도 다 망쳤기 때문에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더구나 갈수록 ‘반엠비 정서’는 짙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의원은 “탄핵 때는 국민이 이 문제를 간접적·감정적으로 느꼈을 뿐이지만, 현재는 경제 등 자신에게 닥친 문제여서 그 분노가 훨씬 더 깊고 짙다”며 “이렇게 쌓인 분노를 한꺼번에 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두드러지게 시도하기도 쉽지 않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대통령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것은 ‘보수 갈라치기’밖에 안 된다”며 “분열이 안 되게 잘 가야지, 갈라치기 해서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쇄신파 의원 2명이 탈당하는 등 ‘불통’의 이미지를 안고 출발하는 것도 박 전 대표로서는 적잖이 부담이다. 한 당직자는 “비대위가 출범하기도 전부터 쇄신파들과의 갈등으로 생채기가 났다”며 “앞으로도 또다른 세력들이 기회만 생기면 흔들어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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