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내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나라당 쇄신파로 꼽히는 홍정욱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년은 실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다”며 “18대 국회의원의 임기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국가의 비전과 국민의 비전 간 단절된 끈을 잇지 못했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소와 불신도 씻지 못했다”며 “정당과 국회를 바로 세우기에는 내 역량과 지혜가 턱없이 모자랐다”고 반성했다. 이어 “자신을 돌아보고 내 역량과 지혜를 발할 수 있는 영역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홍 의원은 자신과 뜻을 같이했던 다른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은 순수한 내 결정이고 그분들은 그들 소신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를 꺾고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영화배우 남궁원씨의 아들이자 <7막 7장>의 저자로도 유명한 그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졸업했으며 한나라당 국제위원장을 지내는 등 외교통으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해 연말 예산안 날치기 직후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여야 합의처리를 앞장서 주장해오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비준안 표결 강행 당시 본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자 “기권한다”며 회의장을 나오기도 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홍 의원의 사퇴에 대해 “자기희생으로, 진정성이 묻어난다”고 말했다. 홍 의원과 당 쇄신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구상찬 의원은 당사를 찾아 홍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말리기도 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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