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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FTA 날치기 동의한 박근혜
“보수 지지 다지고 중도 잃어”

등록 2011-11-23 20:54

미디어법·세종시 등 MB와 차별화하던 중도행보 퇴색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에 참여한 박근혜 전 대표의 결정을 두고 당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동의 없이는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가 기습 처리를 밀어붙일 수 없었을 것이란 게 당내 대체적인 관측이다.

22일 대학생 간담회와 특강을 하려고 찾은 대전대 교정에서 박 전 대표는 “한-미 FTA 날치기 주범 박근혜는 학교를 떠나라“, “휘청대는 미국경제 숨통은 트여주고 빌빌대는 서민경제 숨통은 끊어주신 한-미 FTA 날치기 주범, MB 근혜 공주님”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든 20여명의 학생들과 마주쳤다. 이들은 박 전 대표에게 야유를 보내며 “박근혜는 각성하라”고 외쳤다.

박 전 대표의 주변에선 이번 표결 참여를 소신의 결과라고 말한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의 표결은 정치적인 계산 없이 자신의 소신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재선 의원은 “국익을 위해 당당히 표결에 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가 지도자로서의 도리를 다한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지지층과 보수층의 지지를 다지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언론관계법 처리나 세종시법 수정안 등에 반발하며 보수 진영 일부로부터 비판받았지만, 보수 대다수가 지지하는 비준동의안 처리에 확실한 태도를 보이면서 이들의 의구심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한 경남지역 초선 의원은 “자기 말의 일관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동안 박 전 대표가 현장에 잘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 뒤에만 있다는 비판을 해온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이런 우려를 불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잃은 것도 적지 않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최근 중도 쪽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보여준 모습은 보수의 모습이었다”며 “어차피 보수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중도층을 본다면 손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서울지역 의원도 “박 전 대표의 잠재적 지지자가 될 수 있었던 층을 잃어버린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 협정 비준동의안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있다.

최루탄이 터지는 등 아수라장이 된 국회 표결 현장에 동참함으로써 박 전 대표 역시 불신받는 기존 정치권 인사로 묶일 수밖에 없게 된 점도 손실이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박 전 대표 역시 기존 정치권은 역시 안 되겠다는 여론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밀어붙인 비준동의안 표결에 참여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와 동일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박 전 대표는 그간 현 정권과 대척점에 서며 ‘여당내 야당’으로서 중도 성향 지지를 챙겨왔다.

성연철 기자, 대전/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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