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 결과에 격앙
한나라당은 3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에 촉각을 세웠다. 협상 결과에 따라 이날 당장 해당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처리할 준비도 세워둔 상태였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이명규 수석원내부대표 등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국회 원대대표실에서 함께 민주당의 의총 결과를 기다렸다. 민주당 의총이 끝난 3시30분께 전날 밤 여야 원내지도부가 서명한 합의문에 대한 ‘수정제안’ 소식이 전해지자 황 대표와 남 위원장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민주당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이곳에서 황 원내대표와 함께 여야 4자협의를 하던 남 위원장은 4시10분께 한나라당 의총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뜨며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제안은) 안이 아니라 어거지”라며 “민주당이 요구한 것은 재재협상을 해오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사인한지 얼마 안 되는 (비준안을) 빼오라고 하라’는 게 말이 되는 요구인가”라고 되묻는 등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어 오후 5시20분께 국회에서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 대책을 논의했다. 홍준표 대표와 황 원내대표, 남 위원장, 이명규 원내수석 부대표, 황영철 원내 대변인과, 당 소속 국회 외통위원 전체가 회의에 참여했다. 황 원내대표는 긴급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대안에 대해 “자동차 세이프가드를 손댔다가 전체를 건드렸던 것처럼 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건드리면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 전체를 건드리게 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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