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8일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운동 ‘희망버스’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거리의 투사’보다는, 노사 대화·타협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희망버스에 당 대표가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요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는 당의 대표로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앞으로 희망버스는)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함께 호흡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의 이 발언은 정동영 최고위원이 요구한 ‘당 지도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당이 다시 한 번 희망버스와 전면 결합해야 한다”며 당 최고위원회의를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중인 부산의 영도조선소 제85호 크레인 앞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쪽은 “2008년 촛불집회 때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섰더니 오히려 정치적 논란이 되고 심지어 반감을 사기도 했던 게 사실”이라며 “개인 손학규가 아닌 당 대표 손학규로서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희망버스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한진중공업 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최고위원이 촉구한 △의원 보호단 구성 및 파견 △정리해고에 대한 당론 정리 △한진중공업 청문회 재추진 △야권공동대응 강화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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