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속 진로모색 부심
초·재선모임 정책탐색
초·재선모임 정책탐색
한나라당 7·4전당대회에서 쇠퇴가 명확해진 친이계가 당혹감 속에 진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전날 충격적인 패배의 후유증을 아직 떨쳐버리진 못했지만, ‘비주류’로서 나름의 구실을 새로 찾아보려는 흐름도 감지됐다.
친이계 의원들은 일단 허탈감과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다. 친이계 초·재선 의원 모임인 ‘민생 토론방’ 소속 의원들은 5일 아침 정례 모임을 열었지만, 20여명의 대상자 가운데 7명만 참석했다. 모임 좌장인 진영 의원은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이명박 정부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니 허탈하다”며 “대통령이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을텐데 과연 한나라당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라고 했다. 강승규 의원은 “(전대 결과는)이 정부를 멀리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의 지름길이 아니냐고 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회의에 불참한 한 의원은 “어제 다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한 의원은 “친이계는 이제 한나라당사(史)에서 사라지는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친이계 핵심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할일을 찾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수도권 친이직계 한 의원은 “아직 많은 의원들은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며칠 지니면 모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의원도 “전당대회에선 친이-친박 계파 구도 속에서 몸놀림이 부자연스러웠지만 이제부터는 비주류로 확인된 마당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친이계 몰락’이란 현실을 인정하면서 ‘비주류 행보’를 기약하자는 얘기다. 한 친이직계 초선 의원은 “친이계엔 이 대통령과 뜻이 맞아 함께 한 사람과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에 함께 한 사람이 뒤섞여 있었다”며 “이익을 위해 함께 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빠졌으니 맞는 사람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이계 의원들은 일단 새로 출범한 홍준표 대표 체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정책적 대안도 마련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민생 토론방 모임은 다음주 정례모임에선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를 주제로 정책 토론을 벌인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