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홍준표 한나라당 새 대표는 4일 당선 일성으로 “척당불기”를 꺼냈다.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 액자에 굵직하게 적힌 이 사자성어는 ‘뜻과 기개로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비주류였던, 계파 없는 저를 당 대표로 뽑아준 것이 한나라당의 변화”라며 “당의 위기를 척당불기의 정신으로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대립각’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홍 대표는 “정부가 당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치고나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의 ‘당당한 대표론’은 청와대에도 더는 끌려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대표 당선 뒤 첫 과제는?

“계파를 타파하겠다. 내년 총선까지만이라도 계파 없이 당을 운영하고, 총선 이후 대선후보 경선할 때 각 계파 진영으로 돌아가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구체적 방안은 나중에 얘기하겠다. 오늘은 민생을 말해야 한다.”

-첫번째 민생 정책은?

“서민특위위원장을 10개월 하면서 추진 못 한 과제들이 있다. 당 대표가 아니고, 정책위에서 반대하니 굉장히 힘들었다. 택시대책, 주거대책 등에 당 중지를 모으겠다. 변칙처리된 대부업계 이자율 인하도 다시 끌어내리겠다. 고리채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서민특위위원장을 겸직하겠다.”

-당 원내지도부, 쇄신정책을 내세운 최고위원과의 갈등도 있을 수 있는데.

“(지향점이) 별반 다를 바 없다. 방법상 문제가 있을 뿐이다. 정부 여당이 왜 정부 여당인가. (여당은) 정부와 사전 설득 조율하고, 결과물을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그 전에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겠다.”

-여야 갈등·대립은 어떻게 조정할 건가?

“원내대표 시절 여야관계가 가장 치열했다. 하지만 종국에 가서 민주당과 전부 합의를 봤다. 더는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등의 행위는 없도록 민주당 손학규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우리 황우여 원내대표까지 합쳐 잘 해나가겠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는?

“박 전 대표뿐 아니라 우리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상처입지 않도록 보호하겠다. 절대 맹세한다. (총풍, 세풍, 비비케이 사건 등에서) 당을 위한 공격도, 방어도 했다. 주자들에 대한 음해공작을 차단하겠다.”

-홍 대표는 신주류인가, 구주류인가?

“신주류·구주류, 친이·친박보다 한나라당의 주류다. 원희룡 의원과는 아까 포옹하며 할 얘기 다 했다. 쇼가 아니고 실제로 선거과정에서 있던 얘기 오늘 끝나면 종료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