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최근 불거진 ‘불법사찰 배후’ 논란 등과 관련해 “날더러 대통령 형님이니까 99%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99%가 아니라 100%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겨레> 기자와 만나 “내가 외국을 나가면 ‘형님 외교’라고 하고, ‘사찰의 원흉’이라는 말까지 있다”며 “오직 국익만 생각해 일을 하는데, 정말 답답해서 복장이 터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윗선’으로 지목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했을 때 도심 한가운데 있는 유적지 한 군데도 둘러보지 않고 호텔에 남아 성경책을 봤다”고 말했다. 특사 외교를 나가 관광만 한다는 비판을 받을까 봐 시간이 남아도 관광지에 들르지 않고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리비아 한국인 억류 사태 해결에 나선 일과 관련해 “리비아가 부족 국가라 연장자를 존중하는 풍토가 있다는 것을 알고 특사로 갔다”며 “나는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대통령이 한-페루,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기 전에 내가 먼저 가서 다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익을 위해 일하는데 형님이 왜 나서냐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열심히 일하는데 이 대통령이 이를 감사해하느냐’는 질문에, “뭐, 어떻게 알아”라고 답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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