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개헌문제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지방선거뒤 수차례 패배
장기독주에 지역민 염증
당직자 “지역 새판 짜야”
장기독주에 지역민 염증
당직자 “지역 새판 짜야”
“큰 질병이 발병하기 전에는 반드시 사전 징후들이 있다. 광주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경고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6·2지방선거와 7·28재보선에서 그랬고, 이번(서구청장 재선거)에도 마찬가지다.”(이용섭 민주당 의원, 28일 고위정책회의)
‘민심의 회초리로 받아들이겠다’는 수준의 의례적인 반성이 아니었다. “이대로 가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예측 못한 빅뱅이 올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광주지역 국회의원은 아예 “할 말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3등 낙선’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위기감을 갖는 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만이 아니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지역 정치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광주의 이반’이 호남의 다른 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호남 출향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광주지역 국회의원에 있다는 견해가 다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광주 민심이 왜 민주당에서 멀어지겠나. 광주의 현역 의원들 면면을 보면 답이 나온다. 다수가 중앙정부 관료 출신에 성향이나 이력도 ‘광주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 인물들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7·28 보궐선거 당시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민주노동당을 ‘친북정당’ ‘한나라당 2중대’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던 사실을 꼽았다.
민주당의 장기 독주에 따른 지역민의 염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광주 남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지병문 전남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의원부터 지자체장, 지방의회까지 민주당이 독점하게 되니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이뤄지지 않고, 권력의 전횡과 나눠먹기가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중앙당 차원의 공천개혁과 지역정치권의 자기혁신이 없으면 큰 낭패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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