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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미FTA ‘손학규호’ 정체성 첫 시험대

등록 2010-10-07 10:13

정동영 등 재협상파, 신중론에 문제제기
‘진보 정체성’ 논란 손대표 입장정리 필요
노선갈등땐 야권연대 틀까지 균열 가능성
첫 시험치고는 난이도가 녹록잖다. 자칫 첨예한 노선 갈등으로 번지거나, 어렵게 추슬러온 시민사회·진보정당과의 연대 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민주당이 맞닥뜨린 이 난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란 고차방정식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시험지의 ‘봉인’을 풀었다. 정 최고위원은 6일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초안은 거의 훼손되고,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끌려다니는 형국”이라며 “최고위가 (재협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재협상 신중론’을 펼친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대 기간 당내 ‘진보 경쟁’을 주도하면서 ‘독소조항 개정을 위한 전면 재협상’을 선도적으로 제기했다.

한-미 에프티에이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의 기류는 전면 재협상론과 신중론으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재협상론은 정동영·천정배·이인영 최고위원이 중심이다. 이들은 전대 기간 “투자자-국가 제소, 서비스 분야 네거티브 리스트(수입을 자유화하되 예외적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품목만 열거하는 방식) 조항 등 독소조항 삭제를 위해 전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폈다. 당내에선 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과 유선호·이낙연·문학진·김성순·강창일·최철국·주승용·김재균·안민석·김진애·박은수·김영진·이윤석·이종걸·신건·장세환·최문순·최규성·김춘진 의원(21명)이 재협상 요청서에 서명한 상태다.

반면 손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은 경선 기간 “추가 양보를 요구하는 미국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왔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참모진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당론을 정하려면)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 시절 에프티에이 비준을 찬성했던 손 대표로선 입장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쪽 모두 고민은 있다. 재협상파는 정부 통상 라인의 성향과 협상력을 미심쩍어 한다. 미국이 섬유·자동차·쇠고기 등의 추가 양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공연히 판을 열어줬다가 원안만도 못한 결과물을 들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중론자들은 재협상에 미온적인 태도가 ‘원안 비준 찬성론’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 경우 당내 ‘진보파’로부터 정체성 시비에 시달리게 될 공산이 크다.

다른 야당의 태도도 변수다. 이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조기비준 반대와 추가협상 거부 방침을 밝히면서 야5당 대표 회담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비상시국회의를 제안했다. 민노당은 전면 재협상론에서 더 나아간 ‘비준 거부-협정 폐기’가 공식 입장이다. 당의 진보색을 강화하고 야권연대를 진전시켜 2012년 공동집권의 토대를 닦겠다고 약속했던 민주당 지도부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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