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현장 분위기
“2년 전 전당대회보다 열기가 훨씬 뜨겁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3일 열린 제2차 전당대회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2008년 전당대회를 지켜봤던 한 중견 당직자는 “2년 전에는 일찌감치 정세균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고 대선 참패 직후라 가라앉은 분위기였다”며 “당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보다 열기가 훨씬 뜨겁다”고 말했다.
■ ‘색깔 전쟁’으로 열기 고조 대회가 열린 이날 인천 문학경기장은 대의원, 당원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주경기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구호를 외치고 팻말을 흔드는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주차장은 전국에서 올라온 버스와 승용차로 일찌감치 만차가 됐다. 김덕규 전당대회 의장이 개회를 선언한 오후 1시 주경기장 서쪽 관람석 1~4층 좌석 1만4001석은 대의원과 당원, 지지자로 빼곡히 채워졌다.
열기는 ‘색깔 전쟁’으로 먼저 확인됐다. 경기장 입구 곳곳은 녹색 옷(박주선, 손학규, 조배숙 후보 지지자), 노란색 옷(정세균, 최재성 후보 지지자)으로 물결쳤다. 그들 옆에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붉은색 두건을 두른 천정배, 이인영 후보 지지자와 주황색 옷의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이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쳤다. 손수건·티셔츠 등 전통적인 홍보도구 외에, 숫자 ‘2’가 달린 머리띠(정세균 후보), 빨간색 종이비행기(천정배 후보)등 독특한 도구도 눈에 띄었다.
■ 불꽃튄 유세 대결 박빙의 판세를 반영하듯, 연설과 제스처는 열정적이었다. 맨 처음 연단에 오른 조배숙 후보는 “민주당은 무상급식 공약으로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이는 민주당 작품이 아닌 진보진영의 작품이었다”며 “민주당의 정체성과 좌표를 서민중심, 진보노선으로 명확히 가야 한다. 제가 지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최고위원에)들어가야 여성 공천 30%를 실현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486’의 추대를 받은 이인영 후보는 “지금 제 나이인 47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뽑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 최고위원에 뽑혔다”며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이 민주당의 현재라면, 이인영은 민주당의 미래가 되겠다”고 외쳤다.
두 후보에 이어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후보 차례로 유력 후보들이 연달아 연설을 했다. 정세균 후보는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전국정당의 기틀을 만들었고 이는 당의 소중한 성과다. 저도 19대 국회에서 고향 전북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싸우겠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정통성 있는 후보는 정세균”이라고 주장했다.
연설에 앞서 넙죽 큰절을 올린 정동영 후보는 “이번 전대에서 제가 민주당의 노선을 담대한 진보로 이동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진보적 민주당으로 진화해 보편적 복지노선을 택하면 이는 다른 진보정당과 통합과 연대의 고리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손학규 후보는 “저를 당의 얼굴로 내세우면 국민들은 민주당이 승리를 위해 당을 바꾸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개혁과 진보, 중도까지 끌어올 수 있는 사람을 당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후보는 “줄세우기, 계파정치를 확실히 없애겠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 석패율제를 도입하고 명망가 위주의 공천을 고쳐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했다. 유일하게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최재성 후보는 “집권을 하려면 정치의식이 성장한 똑똑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부유세가 아니라 탈루세액을 막는 방법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민주당을 분명히 하는 게 똑똑한 진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후보는 “이번 전대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아니라 만들 사람을 대표로 뽑는 자리”라며 “이번 경선에서 (빅3 가운데)1명이 대표가 되고 2명이 실패한다면 한 사람은 성공하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큰 실패가 돼 앞날에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 여야 주요 인사 축하사절 참석 이날 전당대회장에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재오 특임장관,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 여권 인사들과 김창수 자유선진당 사무총장,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원내대표 등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천정배 후보는 “줄세우기, 계파정치를 확실히 없애겠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 석패율제를 도입하고 명망가 위주의 공천을 고쳐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했다. 유일하게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최재성 후보는 “집권을 하려면 정치의식이 성장한 똑똑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부유세가 아니라 탈루세액을 막는 방법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민주당을 분명히 하는 게 똑똑한 진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후보는 “이번 전대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아니라 만들 사람을 대표로 뽑는 자리”라며 “이번 경선에서 (빅3 가운데)1명이 대표가 되고 2명이 실패한다면 한 사람은 성공하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큰 실패가 돼 앞날에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 여야 주요 인사 축하사절 참석 이날 전당대회장에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재오 특임장관,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 여권 인사들과 김창수 자유선진당 사무총장,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원내대표 등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