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몫 아닌 자력 입성
흥행카드용 평가 불식
흥행카드용 평가 불식
나경원 의원이 한나라당의 7·14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회에 입성하면서 ‘정치력 잠재력’을 입증했다. 나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2882표(13.6%)로 3위에 올라 ‘여성 몫’이 아닌 자력으로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했다. 여성 의원이 제 힘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게 나 의원이 처음은 아니지만, 예상치 못한 ‘깜짝’ 선전을 하면서 본격적인 ‘자기 정치’를 시작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나 의원이 친이명박계 주류의 ‘차출’로,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그의 역할은 전당대회 ‘흥행 카드’, 친박계 여성 후보인 이혜훈 의원 ‘견제 카드’ 정도로만 여겨졌다. “일은 안 하고 꽃단장하는 사람”, “주어 없는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전대 운동 기간 내내 거셌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전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1위(23.99%)의 득표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득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의원 투표에서도 5위(9.1%)를 얻으며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나 의원은 지난 6·2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와 3선의 원희룡 의원을 이기고 단일 후보로 선출되며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 전대에서 최고위에 입성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맞게 됐다는 평이다.
나 의원은 “아무런 조직이 없는 나를 3위로 (최고위에) 진입시킨 것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당원·대의원들의 요구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나경원이 앞장서 그런 변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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