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하거나 무릎꿇을 생각없다”
“청, 야당과 회동 검토” 보도에 격앙
“청, 야당과 회동 검토” 보도에 격앙
“균형이 깨진 한 해”(김민석 최고위원), “특정 계층의 해”(장상 최고위원)라는 정의가 내려졌고, “한나라당의 의원총회가 된 국회, 일당독재 수준의 나라가 됐다”(송영길 최고위원)는 탄식도 터져나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과감한 쇄신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물리칠 수 있도록 잘 싸우자”고 결의를 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집권여당은 날치기를 하고 나면 국민들에게 형식적으로라도 유감이다, 죄송스럽다, 그러나 부득이했다고 이야기하게 마련인데 이 집권당은 무엇이 그리 당당한지 첫날부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전달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지난해 31일과 1월 1일에 걸쳐 보였던 수많은 위법행위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바로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야당 대표와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놓고도 격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실컷 때려놓고 밥 한 번 먹자는 것이냐”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회동 성사 가능성을 ‘0%’로 못박았다. 불과 10여일 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여·야·청’ 3자회담을 모르쇠로 일관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대화타령’이냐는 것이다. 타협이나 양보 없이 4대강 사업을 포함한 예산안을 ‘날치기’로 밀어붙인 직후 나온 회동 제안이었기에 반발은 더욱 거셌다. 이날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선 청와대가 공식 제안도 없이 언론을 통해 회동 가능성을 흘린 것을 놓고 “육두문자가 나올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회동 제안이 세종시 수정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세다. “구걸하거나 무릎 꿇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달부터 본격화될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선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고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세종시 폐기안’으로 규정하고, 오는 11일 세종시 지역에서 규탄대회 등을 열 계획이다.
우상호 민주당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신년사’에 대해서도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겠다는 계획은 전혀 발견할 수 없고 일자리 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민생대책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혹평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대북정책 부분에 대해 “지금까지의 추상적 설명을 그대로 나열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마디로 실망을 금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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