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갈길 못찾고 골목이나 지키고 있다”

등록 2009-12-18 09:50수정 2009-12-18 09:54

‘외고 대책’ 등 여당에 주도권 뺐겨
“등록금 취업후 상환제는 먹튀정책”




박창식의 정치IN
이종걸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이종걸은 거침이 없었다. 대여 투쟁 자세에서 그렇고, 야당의 반성 필요성을 인정하고 제기하는 데서도 그러했다.

<박창식의 정치IN>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민주)인 그를 지난 16일 한겨레신문사 방송스튜디오로 초청했다. 등록금 취업후 상환제 등을 놓고 대립하던 끝에, 이 위원장의 법안처리 지연을 비판하며 한나라당 상임위원들이 일괄사퇴한 까닭이었다. 기자는 한나라당에 의해 불량 상임위원장으로 지목된 그를 통해, 여야 모두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싶었다.

그는 등록금 취업후 상환제를 “이명박 정부가 (자기 임기에 인기를 얻는 등) 해먹고, 다음 정부는 손들게 만드는 먹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선은 대출받는 학생들이 수혜자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1년에 3조~4조원씩 결손이 발생해 10년이면 30~40조원의 국가부채가 생기게 되어 있다”고 짚었다. 취업후 상환제는 대학생 등록금을 한국장학재단이 우선 내주고, 취업후에 상환해나가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정부 재정 투여 없이 장학재단의 채권발행에만 의존하는 구조 때문에 건전성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외국어고 대책을 두고도 “우수 학생을 먼저 뽑는 문제를 바꾸라는 거였는데 그건 전혀 손 안대고, 학급 인원 줄이는 정도에 그쳤다”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이 정부여당 정책을 비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야당의 태도에도 주저없이 성찰의 메스를 들이댔다. 그는 외국어고 폐지 논쟁을 정두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이 주도한 일을 두고, “거기 동의하면서도 우리가 가세하면 될 일도 안될까봐 힘있는 여당의원들이 추진하도록 속으로 격려하면서 관중석으로 들어가 있었다”며 “외고 문제도 한나라당한테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부끄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어떤 신문 칼럼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믿는 게 민주당이라고 할 정도로 민주당은 지금 제 갈길을 못찾고 큰 도로에서 밀려나 골목이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 예산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취했던 석연찮은 태도를 거론했다. 이에 그는 “야당 지도부나 야당 의원 가운데 오히려 여당을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책사안의 내용은 덮어두고, 절차론 위주로 타협을 주문하는 보수언론의 논조에 주눅들어 끌려다니는 야당 인사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는 “야당이 야당만 챙긴다는 국민적 비난이 과연 있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야당이) 이렇게 싸우는 척만 하는 모습”을 경계하면서, “국가 운명과 관련한 중요 정책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자기 스스로를 불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국회의원 더하면 뭘하나”라고 말했다.

요즘 민주당은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 매력적으로 변신해야 할 때 향기를 뿜어내지도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문제제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안양만안구 3선 의원인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기도지사 후보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파행 상황은 한나라당 상임위원들이 인터뷰 시점 이후에 복귀함으로써 일단 해소됐으나 쟁점을 둘러싼 대립은 여전한 상태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2월26일 심리종결”…이르면 3월 말 선고 1.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2월26일 심리종결”…이르면 3월 말 선고

김경수 “민주당, 여론 압도 못 해…한 사람 독주 허용 않아야” 2.

김경수 “민주당, 여론 압도 못 해…한 사람 독주 허용 않아야”

선관위, ‘윤석열 지지 40% 여론조사’ 이의신청 기각 3.

선관위, ‘윤석열 지지 40% 여론조사’ 이의신청 기각

“윤석열, 도마뱀 같은 사람”…전 대검 감찰부장 “쓸모 없으면 잘라” 4.

“윤석열, 도마뱀 같은 사람”…전 대검 감찰부장 “쓸모 없으면 잘라”

국힘 상임고문단 “윤석열 석방해야”…당내선 “있을 수 없는 일” 5.

국힘 상임고문단 “윤석열 석방해야”…당내선 “있을 수 없는 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