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한테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윗줄 가운데)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언론관련법을 직권상정하자 민주당 조정식 의원(가운데 왼쪽부터)과 강기정 의원이 이를 막으려 의장석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국회 긴박했던 7시간
한나라 “협상종료” 말하자마자 의장석으로
‘대타 이윤성’ 경호권 발동…제안설명도 없어
몸싸움 속 부상자 속출…국회 전쟁터 방불
한나라 “협상종료” 말하자마자 의장석으로
‘대타 이윤성’ 경호권 발동…제안설명도 없어
몸싸움 속 부상자 속출…국회 전쟁터 방불
22일 국회에선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일대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열어 여야간 협상종료를 선언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어제 (여야) 회담 등을 종합했을 때 더이상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몰려 들어가, 국회의장석을 ‘선제적으로’ 점거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그 직후 “본회의장 단상 점거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단상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곧이어 김 의장은 성명을 내어 “더 이상의 협상시간 연장은 무의미해졌고, 이제는 미디어법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할 때가 됐다”며 직권상정 뜻을 밝혔다.
여야 본회의장 앞 뒤엉켜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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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은 곧바로 국회 본청 중앙홀에 모여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강래 원내대표는 “나와 정 대표는 오늘 적절한 시기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한나라당이 무도한 날치기를 한다면 18대 국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문을 닫는 편이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위해 더 낫다”고 말했다. 단식농성중이던 정세균 대표도 중앙홀로 나와 “언론악법이 다수의 횡포에 의해 통과되면 대한민국 국회에 야당이 없는 상황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본회의장 주변 5곳의 출입문을 소파와 집기류로 막고, 출입문을 쇠사슬이나 경첩 등으로 봉쇄했다. 또 본청 현관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언론노조 관계자 50여명도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와 중앙홀 안 민주당 농성조에 합류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보좌진들은 정세균 대표의 성명서 낭독 직후인 오후 1시50분께부터 민주당의 봉쇄를 뚫고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여러 차례 계속된 진입 시도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충돌 과정에선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고, 노영민·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팔에 부상을 입고,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실신해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후 3시30분께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본회의장 측면 저지선을 뚫어내자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이상득·유승민·구상찬·김성태·정의화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가로 본회의장에 진입했고, 이 부의장은 의장석에 앉았다. 야당 의원들도 곧이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 접근을 꾀했다. 그러나 의장석은 이미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이 에워싼 상태였다. 이윤성 부의장은 신문법, 방송법, 아이피티브이법 등을 직권상정한 뒤 “사정상 제안설명을 생략한다”며 일사천리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부의장은 “강승규 의원 외 168명이 발의한 방송법” 정도로만 의안을 보고하고 의안 내용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단상 주변에 둘러서서 “직권상정 결사반대” 구호를 외쳤다. 방청석으로는 민주당 보좌진과 언론노조 회원 100여명이 들어와 “이윤성은 내려와라”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등을 외치며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단식중인 정세균 대표는 동료 의원들의 목말을 타고 의장석으로 가 이 부의장의 투표 진행을 막아보려다 한나라당 의원들한테 밀려났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한때 몸을 날려 의장석으로 뛰어오르려 했으나 역시 가로막혔고,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단상으로 접근하다가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에게 사지를 들려 끌려나왔다. 반발이 이어지자 이 부의장은 “투표 방해하지 말라” “경위들 뭐하나”라며 장내 질서유지를 시도했다. 투표 진행중 한나라당 의원들은 단상을 여전히 지키는 사람과, 투표를 위해 의석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뒤섞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야당 의원들과 방청석에 있던 보좌진 등은 “대리투표 중단하라”고 외쳤다. 방송법 1차 투표 때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자 야당 쪽은 “부결” 구호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이 부의장은 재투표를 진행했다. 방청석에서는 이 부의장을 향해 “원천무효” “사기꾼”이라고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모든 투표가 끝나자 이 부의장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에 둘러싸여 의장석을 내려왔고 한동안 자리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본회의장에 남은 민주당 의원들은 애국가 1절을 부르며 ‘원천무효’를 선언했으나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이정애 김지은 기자 cspcsp@hani.co.kr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보좌진들은 정세균 대표의 성명서 낭독 직후인 오후 1시50분께부터 민주당의 봉쇄를 뚫고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여러 차례 계속된 진입 시도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충돌 과정에선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고, 노영민·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팔에 부상을 입고,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실신해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후 3시30분께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본회의장 측면 저지선을 뚫어내자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이상득·유승민·구상찬·김성태·정의화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가로 본회의장에 진입했고, 이 부의장은 의장석에 앉았다. 야당 의원들도 곧이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 접근을 꾀했다. 그러나 의장석은 이미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이 에워싼 상태였다. 이윤성 부의장은 신문법, 방송법, 아이피티브이법 등을 직권상정한 뒤 “사정상 제안설명을 생략한다”며 일사천리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부의장은 “강승규 의원 외 168명이 발의한 방송법” 정도로만 의안을 보고하고 의안 내용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단상 주변에 둘러서서 “직권상정 결사반대” 구호를 외쳤다. 방청석으로는 민주당 보좌진과 언론노조 회원 100여명이 들어와 “이윤성은 내려와라”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등을 외치며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단식중인 정세균 대표는 동료 의원들의 목말을 타고 의장석으로 가 이 부의장의 투표 진행을 막아보려다 한나라당 의원들한테 밀려났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한때 몸을 날려 의장석으로 뛰어오르려 했으나 역시 가로막혔고,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단상으로 접근하다가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에게 사지를 들려 끌려나왔다. 반발이 이어지자 이 부의장은 “투표 방해하지 말라” “경위들 뭐하나”라며 장내 질서유지를 시도했다. 투표 진행중 한나라당 의원들은 단상을 여전히 지키는 사람과, 투표를 위해 의석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뒤섞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야당 의원들과 방청석에 있던 보좌진 등은 “대리투표 중단하라”고 외쳤다. 방송법 1차 투표 때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자 야당 쪽은 “부결” 구호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이 부의장은 재투표를 진행했다. 방청석에서는 이 부의장을 향해 “원천무효” “사기꾼”이라고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모든 투표가 끝나자 이 부의장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에 둘러싸여 의장석을 내려왔고 한동안 자리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본회의장에 남은 민주당 의원들은 애국가 1절을 부르며 ‘원천무효’를 선언했으나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이정애 김지은 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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