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야성’에 굶주린 민주당 ‘비주류’ 택했다

등록 2009-05-15 21:02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강래 의원(오른쪽)이 15일 낮 국회에서 경선을 치른 뒤 원혜영 전 원내대표한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강래 의원(오른쪽)이 15일 낮 국회에서 경선을 치른 뒤 원혜영 전 원내대표한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강래, 새 원내대표로
‘6월 입법전쟁’ 리더십 첫 시험대…정동영 복당 중재도 과제
민주당은 ‘선명성’을 택했다.

이강래 의원이 15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는 앞으로 민주당이 좀더 야당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상임위 중심의 원내 운영”을 내세운 김부겸 후보에 비해 대여관계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예고해 왔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은 우리가 정부·여당의 횡포에 대해 싸워주길 기대한다”며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선명하고 강한 모습으로 비춰야 한다. 한나라당의 법안 밀어붙이기에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당선은 충북 지역 의원들의 몰표를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 의원들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며 막판까지 결정을 미루다가, 투표 당일 아침 회의를 열어 6명 전원이 이 원내대표를 지지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패한 뒤 1년 동안 동료 의원들을 부지런히 만나며 일찌감치 표밭을 다져왔다.

2차 결선투표에서 많은 표차로 당선됐지만, 이 원내대표의 앞길엔 돌부리와 가시밭이 펼쳐져 있다. 첫 시험대는 6월 언론관계법을 둘러싼 여야 입법전쟁에서 성공적인 전투를 이끌지 여부다. 한 당직자는 “6월엔 지난 3차례 입법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펼쳐질 것”이라며 “당 안팎에서 민주당이 잘했다는 평가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 기획특보로 일하면서 ‘디제이피 연합’을 성공시켜 첫 정권교체를 이뤘던 그의 지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탈당 뒤 1년이 지나야 복당이 가능하다’는 당헌·당규를 내세운 정세균 대표와 당내 ‘조기복당파’들을 매끄럽게 중재해야 한다. 이 원내대표는 “전북 중심 호남 지역에서는 ‘정 의원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라’는 수요가 넓게 확산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는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를 지지했던 한 의원은 “언론악법 투쟁 등 원내대표로서의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복당 문제를 섣불리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정세균 대표와 같은 호남 출신이라는 것은 향후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의원은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그가 짊어진 가장 큰 짐은 민주당 지지율을 올려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 지지율 25%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10%대에 머물러 있는 당 지지율을 연말까지 20% 중반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 방안과 관련해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갖고 있는 당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한나라당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이정애 기자 edigna@hani.co.kr


후발주자 박지원, 2위와 박빙

1차 투표서 20표
2표차 3위 ‘위력’

박지원 의원.
박지원 의원.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지고도 이긴’ 사람이 있다. 박지원(사진) 의원이다. 박 의원은 15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1차 투표에서 20표를 얻는 ‘괴력’을 발휘했다. 2위인 김부겸 후보에게 고작 2표가 모자랐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인 말대로 “황영조 선수가 막판에 치고 나가듯” 무서운 바람을 일으킨 셈이다.

이번 선거로 박 의원은 디제이(DJ)의 그늘을 어느 정도 벗고 ‘정치인 박지원’으로 우뚝 서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그는 ‘정(세균)-정(동영) 대리전’으로 치닫던 이번 선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립적 위치’를 강조한 그의 등장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선거전이 이뤄졌으며, 덕분에 경선의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의 선전 ‘비결’은 무엇보다도 ‘성실성’에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상임위 의정활동을 통해 노련함과 전투성을 보여준 것에 더해, 막판까지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뛰어다닌 것이 주효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선거운동 닷새 동안 (박 의원은) 샌드위치로 식사를 때우며, 의원회관을 일곱 바퀴나 돌았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 당일 귀국하는 이미경 의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새벽 3시에 인천공항까지 달려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군인연금 월 500+’ 김용현, 체포 직전 퇴직급여 신청…일반퇴직 표기 1.

‘군인연금 월 500+’ 김용현, 체포 직전 퇴직급여 신청…일반퇴직 표기

윤석열 파면·조기대선 ‘정해진 운명’…‘이재명 당선’ 이어붙이는 국힘 2.

윤석열 파면·조기대선 ‘정해진 운명’…‘이재명 당선’ 이어붙이는 국힘

경호처 파열음 커진다…“체포영장 막으면 불법” 간부의 ‘항명’ 3.

경호처 파열음 커진다…“체포영장 막으면 불법” 간부의 ‘항명’

경호차장 “윤 대통령 진솔되시고 진심이시다” 과거 발언 소환 4.

경호차장 “윤 대통령 진솔되시고 진심이시다” 과거 발언 소환

우크라 생포 북한군 “전쟁 아닌 훈련으로 알고 러시아행” 5.

우크라 생포 북한군 “전쟁 아닌 훈련으로 알고 러시아행”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