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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계파갈등만 있고, 국정쇄신은 없다

등록 2009-05-11 20:01수정 2009-05-11 20:05

[뉴스분석]
한나라당에서 이른바 ‘쇄신 판’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꼴로 볼 때 쇄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에서부터 여당의 뭇 ‘큰손’들에 이르기까지 쇄신을 향한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각 정치주체들 사이에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눈속임과 정치공학만이 난무한다.

이 대통령, 재보선 참패 원인…국정심판 아닌 계파 탓 돌려
자기성찰 없이 문제 회피만…결국 박근혜 거부로 ‘덜컥’

첫째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문제다. 이 대통령은 4·29 재보선에서 졌다. 중도실용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던 대선 때 약속과 달리 지난 1년간 편향된 정책을 밀어붙였다가 심판받았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내각은 그동안 정책 추진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정도의 겸허한 태도를 취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선거 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난 자리(5.6)에서 “이제 당에는 계파 소리는 안 나올 때가 됐다”고 했다. 국정기조 쇄신 대신에 당내 계파갈등으로 물꼬를 돌리는 잘못된 첫 단추가 여기서 꿰어졌다.

둘째로, 박희태 대표가 문제다. 박 대표는 재보선 공천에 관여한 바 없다며 선거 패배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 박 대표 쪽에선 “70대 고령에 목이 쉬도록 유세현장을 뛰었으니…”라며 동정론도 조성하려 한다. 그러나 당대표가 공천과 선거전략 전반에서 소외되었다면 그것은 양해될 일이 아니다. “당대표로서 전반적 관리책임과 무능 문제를 덮고 자리를 보전하려는 태도가 상황을 꼬이게 만든다”(친이명박계 한 의원)는 주장은 타당하다.

셋째로, 이상득 의원도 문제다. 한나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 의원이 경주 재선거 공천과 주요 당무, 그밖의 정부 핵심요직 인사에 관여하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의원 쪽이 “증거가 있으면 대보라”며 버티자, 내놓고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한나라당 의원이 거의 없다. 쇄신을 위한 의제 설정조차 안 되는 것이다.

한나라 ‘큰 손’ 정치인들
당 쇄신 의지 부족도 문제

넷째로, 박근혜 의원 역시 문제다. 이번에 김무성 의원은 원내대표를 하고 싶어 했다. 나름의 명분도 있었다. 친박 그룹도 방관자로만 머물 게 아니고, 책임 있는 세력으로서 국정에 참여하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그런데 박 의원은 김 의원을 사실상 주저앉혔다. 또다른 계파정치 행태였다. “10월 재보선에서 또 참패하길 기다렸다가 땡처리하듯이 당권을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다섯째로, 일부 ‘무늬만 쇄신파’도 국민을 헷갈리게 만든다. 쇄신 판이 열리자 ‘원조 소장파’(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가 무대에 가세했다. 이 가운데 정병국 의원을 두고선 “그동안 청와대와 가장 밀접하게 교감해온 사람이 무슨 쇄신을 말하나”(이성헌 의원)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그동안 ‘엠비 악법 1호’로 꼽히는 언론관계법을 밀어붙여 시민사회와 마찰을 빚어왔다.


쇄신의 핵심은 역시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를 바꾸는 것이다. 소장파 그룹의 ‘민본21’(공동간사 김성식 주광덕 의원)도 지난 4일 성명서에서 “중산층과 서민들로부터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편향된 정책기조를 바로잡는” 국정 쇄신을 당 쇄신, 당 화합보다 앞순위에 분명히 놓았다. 국정 난맥의 책임자에 대한 인적 쇄신도 시급하다.

쇄신이 성공하려면 쇄신 주체세력이 탄탄해야 한다. 그런데 민본21 같은 그룹의 이명박 정부내 존재감은 아직 미약하다. 반면에 지분을 가진 ‘큰손’들 사이에선 본말 뒤섞기만이 난무한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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