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한-미FTA’ 다툼 커지자 발언…
천정배 의원에 “미친X” 욕설도
천정배 의원에 “미친X” 욕설도
유장관 “본의 아니었다” 공개 사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야당 의원을 비난하는 욕설과 함께 국회를 부정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유 장관은 지난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비준 동의안의 상정을 막기 위해 참석한 천정배 민주당 의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박진 외통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여당 의원들과 말싸움을 벌일 때였다. 김 본부장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던 유 장관에게 “저기 천정배 왔다”고 하자, 유 장관은 “여기 왜 들어왔어. 미친놈”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저게… ”라면서 천 의원을 폄하하는 말을 더 했지만, 시끄러운 소리에 묻혔다.
[유명환 장관 ‘천정배 의원 비하’ 발언]
[%%TAGSTORY1%%] 유 장관의 ‘문제’ 발언은 몇 분 뒤에도 이어졌다. 비준안 상정 여부를 둘러싸고 위원장석 주변에서 여야 의원들의 소란이 계속되자, 유 장관은 옆자리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 본부장에게 “이거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28일 <노컷뉴스>가 국회 누리집 영상회의록의 영상자료를 인용해 보도함으로써 알려졌다. 당시에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회의장이 혼란한 상태여서, 국무위원석 마이크를 통해 나온 유 장관의 발언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유 장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대의기관인 국회의 기능과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기본 속성인데, 이 정권은 위에서 아래까지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실의 한 관계자도 “천 의원 개인에 대한 모욕은 그냥 넘길 수 있다고 해도, ‘(국회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모독하고 무시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곧 외통위를 소집해, 유 장관의 욕설 발언 경위 등을 파악한 뒤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본의가 아니었다”며 공개 사과했다. 유 장관은 “(욕설은)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혼잣말로 한 것이며 국회의원에게 그런 말을 할 의사가 없었다. 천 의원한테 정식으로 사과하려고 한다. ‘이거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라는 발언은 몸싸움을 없애야 되는 것 아니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무위원들의 국회 무시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해 8월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개의 5분 전에 불참을 통보해 야당으로부터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했다가 사과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 강연회에서 ‘깽판 국회’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TAGSTORY1%%] 유 장관의 ‘문제’ 발언은 몇 분 뒤에도 이어졌다. 비준안 상정 여부를 둘러싸고 위원장석 주변에서 여야 의원들의 소란이 계속되자, 유 장관은 옆자리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 본부장에게 “이거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28일 <노컷뉴스>가 국회 누리집 영상회의록의 영상자료를 인용해 보도함으로써 알려졌다. 당시에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회의장이 혼란한 상태여서, 국무위원석 마이크를 통해 나온 유 장관의 발언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유 장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대의기관인 국회의 기능과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기본 속성인데, 이 정권은 위에서 아래까지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실의 한 관계자도 “천 의원 개인에 대한 모욕은 그냥 넘길 수 있다고 해도, ‘(국회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모독하고 무시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곧 외통위를 소집해, 유 장관의 욕설 발언 경위 등을 파악한 뒤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본의가 아니었다”며 공개 사과했다. 유 장관은 “(욕설은)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혼잣말로 한 것이며 국회의원에게 그런 말을 할 의사가 없었다. 천 의원한테 정식으로 사과하려고 한다. ‘이거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라는 발언은 몸싸움을 없애야 되는 것 아니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무위원들의 국회 무시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해 8월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개의 5분 전에 불참을 통보해 야당으로부터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했다가 사과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 강연회에서 ‘깽판 국회’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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