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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동영 출마, 민주당 게시판은 ‘찬-반 내전중’

등록 2009-03-15 21:03

“스타 플레이어 확보해야” “정도정치 어긋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29 재선거’ 출마 선언을 한 13일 이후, 당원 토론방을 비롯한 민주당의 각종 게시판에는 수십여건의 찬반 글들이 올라와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지지하는 이들은 당내 ‘인물 부재론’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이명박 정권이 실정을 거듭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대안 야당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까닭이 ‘중량급’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언론 관련법을 비롯한 ‘엠비(MB) 악법’을 저지하고, 나아가 정권탈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족한 스타 플레이어를 확보하는 것”(이인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안희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개혁 공천을 내세우며 전 장관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은 “현 지도부의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라며, “만약 전주 덕진에서 정치 신인이 당선된다고 했을 때 그 초선급 의원 1명이 정동영씨보다 얼마나 더 현재의 민주당에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병우)이라고 문제 제기를 했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의 행보가 ‘정도 정치’에서 어긋난 것이라는 반대 여론도 거셌다. 민주당 게시판은 정 전 장관을 공천한다면 “아예 민주당을 떠나 한나라당으로 옮길 것”(유의수)이라거나 “(정 전 장관을) 출당시켜야 한다”(이영수)는 의견들로 부글부글 끓었다.

그가 지난해 4월 총선 때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고향 복귀’(전주 덕진 출마)라는 쉬운 선택을 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를 두고 “적을 두고 있는 지역구를 팽개치고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행태”(정재삼), “대선 참패, 총선 참패의 주역이 불과 1년 만에 구태스런 지역정서를 이용해서 선거에 나서는 것”(최영진)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정 전 장관이 정계 복귀로 너무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비판도 맞물렸다. “(정 전 장관이) 후일을 도모하고 민주당이 살기 위해서는 (고향인) 전주 덕진이 아닌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 장소가 될) 인천에서 악전고투해서 승리를 해야 한다”며, 그것이 “(과거) 대권주자다운 행동”(손영수)이라는 의견이다.

또 국민들에게 달라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개혁 공천만이 살 길”이라는 주장(한형태)과 “(당선이 되더라도 당내 불안만 더욱 심해질 것”인 만큼 “지금은 때가 아니다”(전병욱)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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